[2018 삼성인식조사]'전자' 단연 톱, '바이오' 급부상…계열 경쟁력 평가<14>전문직, 전자계열 6점 만점에 5.9점 평가…핵심 '금융'은 상대적으로 뒤쳐져
김일문 기자공개 2018-04-19 08:19:53
[편집자주]
삼성은 한국 경제 기여도가 가장 높고 영향력이 큰 기업임에도 이미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더벨은 설문조사를 통해 삼성에 대한 인식의 실체를 파악해 보고자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일반인 1003명 전화 설문과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 272명 대면 설문을 진행했다. 삼성에 대한 대중과 전문직 종사자들의 인식을 비교 분석하고 삼성에 전하고 싶은 조언까지 담았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7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높은 곳은 어딜까. 전문가들은 의심의 여지 없이 삼성전자 계열사를 뽑았다. 반면 양대 축이었던 금융 계열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더벨 삼성 인식조사에 따르면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은 삼성전자 계열사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응답했다. 전체 설문 대상자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전자 계열을 1순위에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계열사 경쟁력 인식 조사는 전자 계열과 금융 계열, 삼성물산, 바이오 계열,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총 6개로 분류해 1위부터 6위까지 경쟁력의 순서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6점 만점(1위)을 기준으로 순위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했다.
삼성전자 계열은 6점 만점에 평균 5.9점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경쟁력의 수준도 93%의 점유율로 '매우 높음'을 얻었다. 이는 응답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삼성전자 계열을 1순위로 꼽았다는 뜻이다. 이 같은 결과는 기술 혁신을 내세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중인 삼성전자의 공이 크다. 전문가들의 설문 결과 역시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설문 조사에서 '삼성이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한 기업인가'를 묻는 질문에 전문가들의 약 90%, 일반인의 80%가 동의했으며, '향후 10년 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대다수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스마트폰과 반도체로 대변되는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위상을 시장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 240조 원, 영업이익 53조 원 등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외에도 스마트폰, TV,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글로벌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꺽일 가능성은 낮다.
반면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의 경쟁력은 예상과 달리 높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삼성생명을 필두로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은 전자 계열과 함께 그룹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은 금융 계열사들의 경쟁력에 대해 그리 높은 평가를 하지 않았다.
삼성 금융 계열사의 경쟁력은 근소한 차이로 바이오 계열 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경쟁력이 높은 편(매우 높음, 상당히 높음, 다소 높음의 합산)으로 분류된 대답의 비중은 바이오 계열이 67.2%, 금융 계열은 64.9%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경쟁력 랭킹 상위 3위 안에 금융 보다 바이오 사업을 뽑은 사람이 근소하게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의 양대 축인 금융 계열에 대한 평가는 산업 전반에 대한 펀더멘털 약화에 기인한다. 삼성에서 금융이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지만 금융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보험사의 경우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다. IFRS17은 2021년부터 적용되는 새 기준으로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보험사들은 이를 위해 자본확충 등 준비에 한창이다.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등으로 금융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금융업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의 경우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뤘고 안정이 주를 이루는 비즈니스다. 하지만 삼성증권이나 삼성카드 등은 리스크를 취하며 과감한 베팅이나 투자에 나서야 하는 분야다. 글로벌 IB와 경쟁하거나 적극적인 M&A 등이 필요한 부분인데 삼성의 스타일은 이와 거리가 멀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세련된 기법을 통해 리스크를 잘 관리해 나가면서 돈을 버는 것이 금융의 핵심이지만 삼성증권 등 일부 계열사들은 수익 창출 보다는 지나친 관리에 치중했던 측면이 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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