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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측근 사라진' 조양호, 위기 돌파 '조언자'도 없다 지창훈·이상균 공백·10년지기 김승유·이윤우 사임…외부의견 전달 창구 막혀

김현동 기자공개 2018-04-18 08:24:2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7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3세의 경영일선 후퇴라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조 회장 주변에서 신뢰할 만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측근이 없다는 점이 변수다.

조양호 주총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
17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최근 몇년 사이 대외 접촉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을 대신해 대외 활동을 해왔던 측근들은 지난해 대부분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나마 외부 의견을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었던 사외이사도 올해 들어 모두 교체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달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동재·임채민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10년 넘게 대한항공의 사외이사를 맡았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10년 가까이 사외이사를 지낸 이윤우 전 산업은행 부총재가 물러났다.

김 전 회장과 조 회장의 인연은 각별하다. 남가주대학(USC) 경영대학원(MBA) 선후배 사이면서 김 전 회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장 시절인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항공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하나금융지주 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경영전반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당시에도 이사회를 통해 위기 돌파를 위한 조언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부총재와 대우증권 이사를 거쳐 2009년부터 대한항공 사외이사를 맡은 이 전 부총재도 조 회장에게는 든든한 우군이다. 항공기 조달을 위한 자금 조달 이슈부터 환율, 유가 등 돌발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조언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초에는 지창훈·이상균 대표이사가 물러났다.

2010년부터 대한항공의 경영을 총괄했던 지창훈 전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경복고·서울대 출신으로 조 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재무부문 부사장을 맡았던 이상균 전 대한항공 대표이사는 대한항공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혔다. 두 사람 모두 조 회장과 비슷한 시기(1977년)에 입사해 조 회장의 분신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 회장보다 2년 앞선 197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기술부문 총괄 부사장(CTO)까지 올랐던 강영식 전 부사장은 지난해 한국공항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대 항공공학과 출신인 강 전 부사장은 조 회장은 물론이고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능력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초 조원태 사장이 취임하면서 물러났다. 조 회장과 함께 대한항공을 일군 1세대가 물러난 셈이다. 동시에 조 회장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측근 그룹이 사라진 것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전까지만 해도 조 회장이 대외 활동을 하지 않아도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서 "지난해 주요 인사들이 대거 물러나면서 조 회장에게 외부 의견을 전달하거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사외이사 출신의 한 인사는 "가족문제라서 외부에서 조언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 "(3세의 일선 퇴진 등은)조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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