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FI와 협업 돋보인 '한독' 투자 IMM PE, 원금 2배 회수..헬스케어 기업 발돋움 기여

한형주 기자공개 2018-04-30 10:19:3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훼스탈', '케토톱', '레디큐' 등으로 유명한 제약 전문업체 한독은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를 집행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가장 협업이 잘된 포트폴리오 회사로 꼽힌다. 최근의 괄목할 만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가 이를 방증한다.

IMM PE는 보유하고 있던 한독 지분 전량 처분을 지난달 완료했다. 투자금 대비 회수금이 2.1배에 이른다. 내부수익률(IRR)로는 23.4%에 해당한다. 업계 평균 대비 아웃퍼폼(outperform)한 성과로 평가된다.

1954년 출범한 한독의 '한'은 한국, '독'은 독일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신인 연합약품이 독일 제약사 훽스트(현 사노피)와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소화제 '훼스탈' 등을 수입해 팔면서 지금의 회사로 키웠다.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 간엔 인수합병(M&A) 거래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현재 세계 톱티어(Top-tier) 그룹에 속한 업체들 대부분이 M&A로 사세를 확장했다. IMM PE가 투자한 시점인 2012년, 한독의 최대주주도 훽스트에서 프랑스 기업인 사노피 아벤티스로 바뀌어 있었다. 사노피와 훽스트 간 합병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시 지분율은 사노피가 50%, 창업주인 고(故) 김신권 명예회장의 아들 김영진 회장이 30%가량이었다.

이 무렵 사노피는 국내에서 한독 지분을 매각하고 싶어 했다. 마침 김 회장도 독립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길 원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IMM PE는 사노피 지분 중 30%를 취득했다. 나머지 20%는 김 회장이 매입하면서 1대주주로 등극했다. IMM PE가 2대주주로서 경영에도 참여하는 조건이었다. 송인준 IMM PE 대표가 한독 이사회 멤버가 됐다. 한독 입장에선 IMM PE의 힘을 빌어 49년 간 유지한 사노피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경영권을 확보한 김 회장은 사노피 등의 약품을 들여와 판매하거나 국내에서 제조하는 등의 제한적 사업영역을 벗어나 헬스케어 부문에서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한독은 2012년 말 세계 제네릭 1위 기업인 테바와 한독테바 JV(한독 지분율 49%)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IMM PE와 많은 의견 교환을 거쳤다는 후문이다. 2014년엔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제약사업을 인수했다. 이 때 자체 자금으로는 인수하기가 버거워 IMM PE 투자를 유치했다. 한독이 IMM PE를 상대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자기계정을 활용해 아모레퍼시픽 제약사업을 양도하는 구조였다. IMM PE는 한독 CB 200억원 어치를 사줬다. 사실상 한독의 M&A에 자금을 대준 것이다.

IMM PE와 한독이 나란히 주주로 참여한 투자건도 있다.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제넥신이 그 대상이다. 한독은 2008년 말 제넥신의 유상증자 신주를 취득,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환우선주(CPS) 1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제넥신은 2009년 증시에 상장했고, 한독은 2012년 유증 참여 및 CB 매입 방식으로 또 한 차례 투자를 단행했다. 이 당시 총 330억원을 투입했다. 2014년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며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지만 경영엔 관여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비즈니스 파트너로만 남았다. 그 일환으로 한독은 2016년을 기점으로 제넥신 주가가 오를 때마다 보유주식을 장내외 처분했다. 지난 2월부로 투자원금 340억원을 모두 회수, 투자자로서도 빼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IMM PE 역시 수 년 간 제넥신의 재무적투자자(FI)였다. 2014년 200억원 규모의 CPS에 투자했다. 제넥신 주가 상승을 틈타 보유지분을 현금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각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을 때 투자수익은 원금의 2.3배에 달해 있었다. 이처럼 IMM PE는 우호적인 FI로서 한독이 국내에서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는 평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IMM PE의 투자 기간 동안 한독의 실적은 오히려 꺾였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IMM PE가 원금의 2배를 웃도는 회수실적을 거뒀다는 건 그만큼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걸 뜻한다. IMM PE는 한독의 변화를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방증이라 판단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와 관련된 제품들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독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숙취 해소제 '레디큐'가 좋은 예다. IMM PE 관계자는 "전통 의약품에 머물지 않고 건강보조 식품 등 헬스케어 관련 제품으로 품목을 다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IMM PE는 한독 지분도 수 차례에 걸쳐 쪼개 팔았다. 유통주식 수가 적어 장내에서 한 번에 털어내면 오버행 이슈가 발발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 처분한 물량은 CB의 보통주 전환 후 잔여지분 7% 정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