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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극심한 사모채 의존…나흘새 1700억 '순손실 2900억' 실적 악화 탓…오너 이슈 극복한 롯데렌탈과 대조

피혜림 기자공개 2018-05-02 10:38:33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7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AA, 안정적)가 나흘 만에 또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한주도 안돼 사모시장에서 조달한 자금만 1700억원에 달한다. 오너 구속 수감에도 공모채에 도전해 자금 유치에 성공했던 호텔렌탈과 정반대 행보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하락한데 이어 3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실적이 악화되자 쉽사리 공모 시장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1조원이 넘는 단기차입금 탓에 당분간 이같은 조달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27일 12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년이다. 금리는 2.588% 수준에서 결정됐다. KTB투자증권이 사모채 발행 제반 업무를 맡았다.

이달 23일에도 호텔롯데는 500억원을 사모시장에서 조달했다. 만기는 3년, 조달금리는 2.91%였다. 나흘 새 2, 3년물 사모사채로만 1700억원을 발행한 셈이다. 최근 오너 구속 부담에도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나서 8000억원의 청약 자금을 모은 롯데렌탈과 대비된다. 마련된 자금은 모두 운영 목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실적 악화 등으로 공모 시장의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높은 조달비용을 감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26일 호텔롯데 2년물 회사채 민평금리는 2.477%였다. 민평금리보다 11.1bp가량 비용을 올려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지난 23일 발행된 사모사채 또한 당시 호텔롯데 3년물 회사채 민평금리(2.719%)보다 18.9bp가량 금리를 높였다.

연이은 실적 저하가 호텔롯데의 사모 의존증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연결기준 8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40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6조5243억원, 2994억원이었다.

신용등급은 AA0(안정적)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신용평가기관은 면세 및 호텔 사업 부진으로 영업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AA+(부정적)였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신용도 하락에도 호텔롯데는 지난 2월 15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수요예측에 4400억원의 기관투자금이 몰리자 2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이후 사모채로만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발행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기차입금은 1조 7449억원에 달했다. 차환을 위해서라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차입 물량을 모두 공모채로 조달하는 건 부담이 크다"며 "사모 시장을 통해 조금씩 자금을 조달하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공모채에도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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