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30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년만에 성사된 남북 정상회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경제계도 예외는 아니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제협력 사업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시장 관계자들도 최근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정상회담 이후 추진될 북한과의 비즈니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겠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대답이 대부분이다.
두산중공업은 달랐다. 두산중공업이 준비한 1분기 실적보고서에는 북한의 전력인프라 현황을 담은 부록 한장이 첨부됐다. 시장 관계자들이 묻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대북 사업계획을 소개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2016년 기준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이 남한의 7%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력인프라가 열악한 이유로는 30년 이상된 소형 화력발전소가 전체 90% 이상이라는 점, 노후화된 탓에 가동률이 30%밖에 안된다는 점, 수력발전소의 70%가량이 일제시대에 지어진 후 유지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북한의 복합발전 사업을 남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약 63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 시장이 엄청난 잠재수요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력이 두산중공업에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사실 발전사업은 두산중공업의 아픈 손가락이다. 2011년만 해도 두산중공업은 원자력·화력부문 선전으로 연 10조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했다. 독보적인 터빈 기술력을 앞세워 7조원에 달하는 매출과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시키면서 발전사업은 실적 부진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핵심 수익창출원이 사라지자 올초 시장엔 두산중공업 매각설이 퍼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산중공업은 부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부진의 원인이 기술력 미비가 아닌 정부 정책변화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해외수주 확보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한 사업전략을 반박자 빠르게 검토한 모습에서도 신시장 개척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내일을 준비합니다" 두산중공업은 그룹 경영 슬로건의 실천 표본이다. 두산중공업의 바람대로 한반도 정세 개선에 힘입어 발전플랜트 기자재 업체로서의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드러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