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철 오너십의 그늘 '고려제강 상호·순환출자' [격변기 중견 철강사]④개인회사들 거미줄 연결고리 굳건, 3세승계 활용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8-05-18 08: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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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5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제강 지배구조는 흡사 거미줄과 같다.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과 장남 홍석표 부사장을 중심으로 오너가 소유 가족회사들이 얽히고 설켜 고려제강을 지배하고 있다. 가족회사간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연결고리는 고려제강 오너십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복잡한 지배구조의 최종 수혜자는 오너 일가다. 직접 보유 지분과 무관하게 탄탄한 지배력이 구축된 만큼 후계 승계 등도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홍 회장과 홍 부사장은 고려제강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서있다. 다양한 가족 회사들을 지렛대 삼아 고려제강을 전방위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홍 회장 부자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고려제강 지분을 30.5%만 직접 갖고 있고, 더 많은 지분을 가족회사들을 통해 간접 보유하고 있다.
먼저 100% 가족회사인 '키스와이어홀딩스'가 고려제강 지분 15.3%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석천과 ㈜홍덕도 각각 15.1%, 1.2%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이들 가족회사 보유분만 31.6%에 달한다. 결국 홍 회장 부자가 가족회사를 지배 안전판으로 삼아 강력한 오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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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홍 회장은 오너십을 극대화시키는 증폭 장치도 갖고 있다. '상호-순환출자 고리'가 바로 그것이다. 홍 회장 일가는 고려제강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을 직접 지배했다. 2012년 이들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구조,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단행하면서 현재의 '키스와이어홀딩스'와 '㈜석천', '㈜홍덕' 등이 탄생했다.
당시 각 사 제조 부문들을 뜯어내고 상호 합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분이 섞였고, 그 결과 상호-순환출자 고리가 두텁게 형성됐다. 현재도 그 고리가 고려제강 지배구조 중추를 이루고 있다.
고려제강을 중심으로 한 상호 출자고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고려제강은 현재 ㈜석천, ㈜홍덕과 모두 상호출자 고리로 연결돼있다. ㈜홍덕은 고려제강 지분 1.2%를 소유하고 있고, 고려제강은 다시 ㈜홍덕 지분 37.2%를 갖고 있다. ㈜석천은 고려제강 지분 15.2%를 보유한 3대 주주다. 고려제강의 경우 ㈜석천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다.
3개사를 모두 관통하는 순환출자 고리도 있다. ㈜홍덕이 ㈜석천 지분을 소유하면서 만들어진 고리다. ㈜홍덕은 ㈜석천의 3대 주주로 지분 19.3%를 갖고 있다. 종속회사인 홍덕산업 보유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23.8%까지 올라간다. 결국 '고려제강→㈜홍덕→㈜석천→고려제강'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오너십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홍 회장 부자는 직접 보유분과 키스와이어홀딩스를 발판 삼아 3개사를 온전히 지배하고 있다. 직접 지배력에 상호-순환출자 고리를 통한 간접 지배력까지 더해지면서 막강한 오너십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 투명화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고려제강 또한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지배구조 개선 대상이 대기업에 한정돼 있지만 점차 그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키스와이어홀딩스를 중심으로 고려제강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주사 전환시 후계 승계 발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상호·순환 출자 해소 등 지분 정리가 불가피해진다. 물론 지분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재원도 필요하다. 촌각을 다투는 시급한 현안은 아닌 만큼 오너일가 또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감안해 지배구조 개선과 후계 승계 플랜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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