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위버, PEF투자로 '우리넷' 사실상 지배 두 차례 프로젝트 PEF LP 참여···업계 "독과점 해소 위한 우회경영" 지적
김동희 기자공개 2018-05-23 13:00: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12: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상장사 코위버가 잇단 사모펀드(PEF) 투자로 동종기업이자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넷을 사실상 지배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경영진을 직접 파견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넷 경영권을 인수한 프로젝트 PEF에 두 차례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벤처캐피탈 업계는 첫 PEF 투자로 우리넷 경영권을 확보한 뒤 신규사업을 붙이는 두번째 펀드 출자로 경영권 매각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코위버가 광통신장비 사업내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 인수가 아닌 PEF를 통한 우회 경영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코위버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단순 펀드 투자일 뿐 우리넷 경영참여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코위버는 지난 4월 16일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세티밸류업사모투자펀드(SETI Value -up PEF; 이하 세티밸류업펀드)에 100억원을 신규 출자했다. 지분율은 33%이며 만기는 5년, 목표 수익률은 IRR 기준 9.5%다.
세티밸류업펀드는 총 300억원으로 PEF를 결성하자마자 코스닥상장사 우리넷 지분 45.31%(주식수 288만4080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매입가격은 주당 1만401원으로 산정한 300억원이다. 세티밸류업펀드가 특수목적회사인 세티밸류업유한회사를 만들어 우리넷 지분을 매입하는 구조다. 유한회사는 우리넷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도 각각 100억원씩을 투자했다. 투자금은 세티밸류업펀드가 확보한 우리넷 지분과 CB, BW를 담보로 SBI저축은행, 산은캐피탈, 페퍼저축은행, 남양저축은행, 에큐온캐피탈, IBK캐피탈 등에서 빌렸다. 이들 금융회사는 세티밸류업펀드의 출자자(LP)로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위버가 PEF의 SI로, 금융회사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셈이다.
코위버가 우리넷 지분을 인수하는 PEF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L&S벤처캐피탈이 만든 L&S ICT밸류업 1호 PEF(이하 L&S ICT PEF)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결성총액은 150억원이다. 당시 L&S ICT PEF는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장현국 대표와 임원들로부터 우리넷 지분 46.37%(288만4080주)를 15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 세티밸류업펀드가 매입한 금액보다는 두 배 가량 낮은 수준이다.
코위버와 같이 연속해서 동일한 기업을 인수하는 프로젝트 펀드에 SI로 참여하는 사례는 찾기 드물다. 수익을 목적으로 펀드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성과가 좋은 운용사를 변경해 동일한 기업 지분 매입에 나서지는 않기 때문이다.
코위버가 광통신장비 사업내 독과점 문제에 부딪치지 않기 위해 PEF를 통해 경영권을 간접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벤처캐피탈 업계 일부에서는 첫번째 투자한 L&S ICT PEF로 우리넷 경영권을 확보한 뒤 OELD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붙이는 두번째 펀드 투자로 사실상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펀드 모두 SI로 참여해 우리넷 경영에 간접 참여하지만 상황은 이전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는 우리넷에 OLED 사업을 진행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다시 지분을 재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PEF의 FI로 참여한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기도 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코위버와 우리넷은 삼성출신 경영진이 같은 광통신장비 사업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2012년 첫 투자당시에도 사실상 코위버가 우리넷의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했다고 보는 업계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코위버 측은 우리넷과의 관계에 선을 긋고 있다. 단순 펀드 투자일뿐 경영권 행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코위버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L&S벤처캐피탈에 이어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가 만든 PEF에 투자했다"며 "경영권과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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