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관한 '진실' [Market Insight from SC]
스티브 브라이스 SCB그룹 수석투자전략가공개 2018-05-28 15:25:26
[편집자주]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B) 자산관리본부의 주요 투자전략을 더벨이 기획 연재합니다. 칼럼진에는 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글로벌 투자전략 총괄과 클라이브 맥도넬(Clive McDonnell) 주식부문 총괄 대표전략가, 맨프릿 길(Manpreet Gill ) FICC 총괄 대표전략가 등 스탠다드차타드의 투자전략가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이 칼럼은 국내에서 더벨이 독점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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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실은 복잡하고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뛰어난 진화를 거쳤지만 금융시장처럼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이 닥쳤을 때 뛰어난 의사결정 능력을 보이지 못한다. 우리는 이해하기 쉽고 설명 가능한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타고난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가 오히려 진실을 발굴하는 능력을 약화시킨다.
금융업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미국 금리인상과 미 달러 강세 간의 상호관계를 한 예로 들 수 있다. 그 자체로는 직관적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미 달러가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중 약 3 분의 2의 구간에서 약세를 보인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보다 주요 통화 대비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금리 차의 변화가 미 달러 가치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달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 (예. 무역분쟁, 외적 불균형, 등)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진실이고, 이렇게 복잡한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개인과 그룹 차원에서 좀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입증된 방법들이 있다. 우선 투자위원회와 같이 여러 개인들로 구성된 그룹 의사결정의 오류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같은 그룹 의사결정의 오류는 구성원 개개인의 오류에서 개개인의 견해의 다양성을 뺀 것과 같다. 따라서 개인의 오류를 감소시키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동시에 위원회 내에서 개인들의 다양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구성원 각자의 오류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범하기 쉬운 행동적 편향 (Behavioural Bias)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확증편향 (Confirmation Bias)을 예로 들 수 있다. 개인이 기존에 갖고 있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정보만을 선호하는 성향을 말하는 것으로 최근의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이 이를 더욱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확증 편향의 경우 구성원들의 기존 의견에 반하는 주장을 접하게 함으로써 완화될 수 있다.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초기에 접한 정보에 과도한 비중을 두게 만드는 정박효과 (Anchoring)의 경우에는 경기 싸이클의 단계, 밸류에이션, 정책 방향성의 차이 등 분석하고자 하는 유사한 사건에 대한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가능한 여러 결과들의 확률적 관점을 제공하는 '스마트한 정박'을 찾는 것으로 해소 가능하다.
견해의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개인이 주도하는 의사결정과는 대조적으로) 위원회에 기초한 의사결정의 접근방법이 다양한 견해를 드러나게 한다. 이러한 위원회는 다양한 전문성, 지리적 경험, 그리고 사고방식을 가진 구성원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출처를 막론하고 사안과 관련된 모든 주어진 정보와 분석자료를 수집한다.
두 번째는 시장에 대해 확정적인 예측을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확률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안적 시나리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견해와 관점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여러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해야 한다. 미래에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주식에 대한 우리의 핵심 시나리오에 따르면, 주식시장이 상승하여 고점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현재 경기 싸이클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향후 12개월 내에 경기침체가 나타날 확률이 약 20~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경기 과열이 나타나기 이전에 경기 싸이클 후반부에서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주식 자산이 향후 12개월 관점에서 플러스 (+)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미국 실업률이 4% 미만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거나 무역 갈등이 고조되며 글로벌 경제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난 6 개월 간 채권금리가 크게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한 투자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진실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장면 중 하나가 '어 퓨 굿 맨 (A Few Good Men)'에서 대니얼 캐피 해군 중위 (톰 크루즈 분)가 사령관 제섭 대령 (잭 니콜슨 분)이 (사고로) 산티아고 이병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코드 레드를 명령한 사실을 시인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이 때 제섭 대령은 "넌 진실을 감당할 수 없어!"라고 말한다. 이 진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과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서의 진실은 확신에 찬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다양한 결과에 대한 확률을 토대로 편견 없이 계산된 리스크를 지며, 다각화를 통해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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