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부담 던 금융당국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보험업규정 변경 등 극약처방 부담 감소…삼성 내 바뀐 기류 '주목'
안경주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18-05-30 19:19:4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0일 18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삼성생명에 대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압박이 통한 것일까.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 매각 방안에 대해 긍정적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장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향후 잔여 지분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자발적으로 매각해야 한다고 최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요구한 지 40여일 만이다. 금융위는 삼성생명과 잔여지분 처분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30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2298만여주(0.31%)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도 같은 날 블록딜 방식으로 삼성전자 주식 402만여주를 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삼성 측에서 주식처분 공시에 앞서 이번 매각은 금산법 위반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해왔다"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분을 먼저 팔아줘야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예상 밖의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지분 매각 보다 삼성생명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날 금융위에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재무적 여건과 자본규제 영향 등을 고려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금융위에 전달했다. 금융위 다른 관계자는 "최 위원장의 발언 이후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과 관련해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며 "이전과 비교해 한 발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긍정적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지난달 간부회의를 통해 "주식소유 문제가 있는 금융회사가 법이 개정될 때까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보험업법) 개정 전이라도 금융회사가 자발적 개선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또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지금은 괜찮지만 언제 충격이 가해질지 모른다"며 선제적으로 지분 매각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보험업법상 금융회사는 단일계열사 주식 보유액이 일반계정 총자산의 3%를 넘기면 안 된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한도는 약 6조4000억원이다. 이를 취득원가로 계산하면 현재 보유지분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법 개정을 통해 시가 기준으로 평가하면 한도를 훌쩍 넘는다. 삼성생명이 3%룰을 지키기 위해선 삼성전자 지분 약 20조원대를 매각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결정이 이런 최 위원장의 압박을 감안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향후 대응 방안 마련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생명과 금융위 모두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지 않았다.
사실 금융위 입장에서도 삼성생명의 성의표시 덕분에 부담을 덜었다. 여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금융위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감독규정(별표 11)의 '취득원가' 기준을 '공정가치'로 바꾸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매각을 강제할 수 있지만 후폭풍이 상당한 극약처방이다. 금융위 측은 감독규정 변경을 통해 압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진전된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전자 지분 처리 방안을 어떻게 내놓을지 지켜볼 예정"이라며 "삼성생명에 언제까지 검토방안을 달라는 등의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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