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 장고 끝 '공동' 매각 결정 배경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익기여도 높은 전자 지분…'누가, 얼마나' 처분할지 두고 숙고
신수아 기자공개 2018-05-30 19:19:52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0일 1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장고' 끝에 삼성전자 지분 매각의 해법을 내놨다. 우선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초과지분만 선매각한다는 게 골자다. 이때 매각 규모는 각각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율을 따르기로 했다.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지분을 각각 8.23%, 1.44%씩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산 지분율은 9.67%, 만약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마칠 경우 합산 지분율은 10%를 넘게 된다. 10%룰을 위반하게 되는 만큼 초과 지분의 매각은 시간문제였다.
그러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유보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실제 이는 쉽게 결정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지배구조상 출자 고리의 핵심 연결고리인데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득실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통해 이차손실의 부담을 해소해왔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배당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7%가 확대된 9520억 원을 기록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배당금 총액만 5152억원이었다. 이 배당수익은 일회성 요인이나 매각이익 감소폭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규모였다. 이는 순이익과 이익잉여금에 전입되어 실적과 자본적정성을 강화하는 일등공신으로 여겨졌다.
특히 두 회사는 일찌감치 취득했던 탓에 현재 삼성전자 주식 가치에 구애받지 않고 보유할 수 있다. 보험사는 대주주 및 자회사 채권과 주식의 합계가 일반계정 총자산의 3%를 넘을 수 없다. 이때 주식은 '취득원가' 기준으로 산출된다. 두 회사가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할 당시만해도 주당 평균가는 5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수십년 사이 삼성전자 주식은 대장주로 성장했다. 실제 액면분할 직전 삼성전자의 주당 단가는 200만원을 훌쩍 상회했던 상황이다.
한마디로 매각할 경우 대규모의 일회성 이익을 기대할 순 있지만, 삼성전자 지분을 털어내고 나면 마땅히 이를 대체할 우량주 찾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차후 상황에 따라 동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재매입해 배당이익을 보전하기도 쉽지 않다. 취득원가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지분은 두 회사 모두에게 매각으로 인해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알짜 자산이었다. 즉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보유 지분을 얼마나 '포기'할지가 매각 계획의 시발점인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를 둘러싼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에 대한 그룹 내 고민도 깊어졌을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 복귀이후 금융계열사의 컨트롤타워가 부활하며 계열사간 입장을 조율하기 쉬워진 탓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잠재적' 매각 대상으로 꼽히는 지분 0.3%~0.4%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지분 비중만큼 각각 매각하는 방식이다.
삼성생명은 0.31%의 지분을, 삼성화재는 0.06%의 지분을 각각 매각해 이후 지분율은 각각 7.92%, 1.38%로 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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