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01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1개 부동산 신탁사들은 대부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진행 중이다. 4~5년 전만 해도 리스크가 높아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 등 대형사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중소형 신탁사들도 이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 은행지주 소속으로 리스크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유명한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도 예외가 아니다.관리형 신탁으로는 신탁 보수를 1억원도 못 챙기지만 차입형 토지신탁은 50억~100억원을 가져간다. 신탁사가 일정 수준의 사업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가다. 자칫 사업이 부실화될 경우 회사가 흔들릴 수 있는 파급력을 지녔지만 높은 수익성은 이 같은 리스크를 둔감하게 만든다.
관리형 신탁사업을 50개 이상 수주해야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을 한 번에 거둬들이니 영업담당자들이 혹할 수밖에 없다. 수주 실적에 따라 자신의 인센티브 금액이 달라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 3년간의 부동산 호황은 차입형 토지신탁의 전성기를 열어주었다. 시장에 투기자금이 넘쳐흐르면서 과거 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지방 사업장도 개발을 추진했다. 사업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곳으로 여겨지던 강원과 충남, 충북에도 우후죽순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레지던스, 호텔 개발이 이뤄졌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못 받아도 괜찮다. 신탁사에서 차입형 토지신탁 대출을 받으면 해결할 수 있다. 금리가 연 8%를 넘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릴 자신이 있었다.
부동산 시장에 잔치는 끝나간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 신탁사가 맡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에도 위기감이 감돈다. 신탁업계에서는 "A 신탁사 사업장에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사업을 접을 지도 모른다" "분양대행사를 교체하는 등 조직 분위기가 흉흉하다"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신탁사들은 모두들 쉬쉬하며 자신들의 사업장은 괜찮다고 주장하지만 '폭탄 돌리기'는 이제 시작이다.
그나마 10년 전과 달리 신탁사들의 리스크 관리 수준이 한결 강화돼 이번만큼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일부 신탁사들로 범위를 한정하면 맞는 얘기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거나한 잔치가 끝나가고 이제는 보릿고개가 다가오고 있다. 고난의 시기에 기초체력이 튼튼하지 못하다면 낙오자가 될 수 있다. 순간의 이익에 취해 리스크를 무시한 대가는 혹독하다. 신탁사의 운명은 어찌 될까. 3~4년 뒤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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