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오픈마켓 11번가에 베팅…5000억 쏜다 H&Q 프로젝트 펀드로 투자…MG 등도 투자 저울질
김일문 기자/ 한형주 기자공개 2018-06-05 16:43:37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5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SK텔레콤의 오픈마켓 서비스 '11번가'에 투자를 검토중이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H&Q AP(이하 H&Q)가 조성하는 프로젝트 펀드의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새마을금고 등 현재 투자 의사를 타진중인 LP들을 합할 경우 전체 투자 금액은 약 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5일 IB업계에 따르면 H&Q는 SK텔레콤 자회사이자 11번가 운영주체인 SK플래닛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 지난달 말 실사가 마무리 됐으며 국민연금의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이달 중순 투자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H&Q는 3호 블라인드 펀드 가운데 아직 소진하지 못한 금액(드라이파우더)을 사용하는 한편 별도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SK플래닛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 펀드에는 국민연금이 앵커 출자자(펀드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LP)로 나설 예정이며, MG새마을금고와 교직원공제회 등도 투자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FI)들은 SK플래닛이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onvertible Preferred Stock)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FI들은 SK플래닛의 지분 약 15~20% 가량을 확보한다. 아직 밸류에이션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지분율 수준은 결정되지 않았다.
SK플래닛은 투자금의 대부분을 11번가 경쟁력 강화에 쓴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은 11번가를 한국의 아마존으로 키우겠다는 큰 그림 아래 신선식품과 패션, 간편결제 등 오픈마켓 서비스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11번가의 이번 투자 유치는 2년 여만에 나온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초부터 오픈마켓 수위권 업체인 11번가에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사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어왔다. 11번가는 이번 자본확충 성공으로 이커머스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의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이번 자본확충은 국민연금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 동안 사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은 높이 평가받아 왔으나 국내 투자자들은 유독 이커머스에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다른 이커머스업체의 경우 주로 해외 자본의 투자를 받았다. 쿠팡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티켓몬스터는 KKR-앵커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부터 각각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오픈마켓을 포함, 11번가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모바일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아우르는 SK텔레콤 ICT 사업 전략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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