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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좋으면 뭐하나"..지지부진 ISA에 '한숨' 가입자 순증에도 마케팅 계획 無…올해 일몰 앞두고 코스닥벤처펀드에 밀려

서정은 기자공개 2018-06-11 11:28:47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8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모처럼 가입자수를 늘리는데 성공했음에도 금융사들의 분위기는 시큰둥하다. 가입대상과 세제혜택을 확대한 'ISA 시즌2'가 나왔지만 고객들의 반응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설명이다. 올해 말 ISA가 일몰을 앞둔데다 코스닥벤처펀드에 관심마저 밀리자 금융사들은 이렇다할 마케팅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다.

8일 ISA 다모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ISA 가입자수는 전월대비 1828명 증가한 209만8105명으로 집계됐다. ISA에 투자된 금액은 4조6800억원이었다. 신탁형이 186만5856명(4조856억원)으로 일임형 23만2249만명(5935억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가입자수가 반등한건 2016년 11월 말 이후 처음이다. 가입자수는 당시 240만5863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줄곧 줄어들다 최근 21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가입자수 증가는 ISA 시즌2가 나오면서 신규고객들이 유입된 효과로 풀이된다. 올 초 금융당국은 비과세 혜택 기준을 서민형 상품에 한해 25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올리고, 중도인출도 가능토록 상품을 새단장했다.

가입자수가 모처럼 증가했지만 금융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특히 증권사들은 양호한 수익률에도 가입자들이 이탈하자 ISA에 대한 관심을 접은 분위기다. 4월 말 기준 증권사의 누적수익률은 평균 9.8%로 은행이 거둔 6.5%에 비해 약 1.5배(3.3%포인트) 이상 높았다. 하지만 은행에 비해 고객층이나 영업망이 적고, 운용과정에서 제약조건이 많아 마케팅 유인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증권사에서는 각각 841명의 가입자가 ISA를 떠났다. 은행에서 2700명 가까이 가입자를 신규 유치하면서 전체 가입자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현대차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 중 마케팅 계획을 잡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키움증권만 ISA 가입시 상품권 및 현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는 정도였다.

증권사 관계자는 "ISA는 투자일임형 계좌임에도 포트폴리오를 매매하기 전 사전에 통보해야하는 등 여러가지 제약조건이 많아 마케팅 유인이 떨어진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3년 또는 5년이상 장기간 거치해야하는 만큼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ISA가 박근혜 전 정부가 시도한 정책인만큼 '한물 간 상품'으로 보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ISA 수익률이 좋긴 하지만 코스닥벤처펀드 등 최근 정책성 상품에 밀려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말 일몰을 앞둔데다 딱히 상품을 살릴 방법이 없어 운용하는 입장에서도 고민이 크다"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 및 금융당국 ISA를 다시 살리기 위해 7월 세제개편안 발표 전까지 세제혜택 확대, 가입시기 연장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금융당국과도 ISA가 일회성 상품이 되지 않도록 여러가지 방안을 얘기 중"이라며 "다만 현재는 수익률 자료를 정기적으로 내놓고 현황을 고객들에게 안내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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