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14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모태펀드는 올해 추가 경정예산을 반영해 출자사업을 재개했다. 이번 출자사업에서 달라진 항목이 하나 있는데 바로 '선도투자'다. 경쟁 운용사가 그간 손을 대지 않은 업체에 투자를 하거나, 다른 운용사와 동시에 투자할 경우 가장 큰 금액을 집행하면 선도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운용사들은 이번 제안서에 선도투자를 위한 펀드 운용전략과 그간 투자 내역을 기재해야 한다. 한국벤처투자는 출자사업 설명회 자리에서 선도투자 항목 신설에 대해 설명하면서 적극적으로 이 같은 사항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운용사들은 벤처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서 경쟁사 보다 앞서서 투자할 수 있는 전략을 미리 세우고 이를 심사받게 된다. 또 업력 7년 이내에 다른 운용사와 함께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한 곳만 그 내역을 기재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벤처캐피탈은 다른 하우스와 친분 관계 등을 기반으로 단순히 클럽딜로 동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벤처투자는 초기투자와 다양한 업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우대 항목을 신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 가능성을 먼저 알아보고 발굴하는 선각자와, 같은 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운용사에 높은 점수를 주자는 취지다.
다만 이러한 항목이 대형 운용사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지는 않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심사기준은 동일 라운드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집행하는 것을 선도투자로 정의했다. 다른 운용사를 인바이트하고 투자를 주도하더라도 금액이 적으면 선도투자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엑셀러레이터와 초기 창업기업 펀드라는 특정 펀드가 설정돼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벤처캐피탈의 주요 투자라운드는 시리즈 A나 B 라운드가 된다. 특히 소규모 펀드를 운영하는 벤처캐피탈의 경우 다음 펀드레이징를 위해 운용 수익률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시리즈 B규모에 집중하게 된다.
최초의 투자가 아닌 경우 동일 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는 대형 운용사가 훨씬 유리하다. 대형사는 펀드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도 하고 여러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각 단계별로 큰 금액을 집행할 수 있다.
물론 선도투자를 유도하는 모태펀드의 심사 항목은 초기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동일 라운드에서 단순히 투자를 '선도'하는 게 아니라 금액 규모로 선도투자 운용사를 선정하는 기준에는 허점이 있다. 한 번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게 선도투자 우대의 취지는 아닐 것이다. 시리즈A와 B 단계에서 선도투자를 어떻게 인정해줄 지 기준 선정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