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20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투자에 특화된 자산운용사들이 코스닥벤처펀드를 설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이 30%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운용사들은 그동안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우선배정되는 물량 50%를 놓고 경쟁해야 했으나 이 비율은 20%로 낮아졌다. 하이일드펀드의 우선배정 비율은 10%다. 메자닌이나 비상장주식 투자에 장점이 있는 운용사가 선택적으로 코스닥벤처펀드를 설정한 것과 달리 공모주로 수익을 내고 투자자를 모으는 운용사에게 코스닥벤처펀드는 필수였다.최근 있었던 공모주 수요예측은 대부분 흥행했다. 지난달 제노레이와 세종메디칼의 공모가가 희망가밴드 상단을 웃돈 데 이어 지난주에는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공모가도 상단 위에서 정해졌다. 코스닥벤처펀드가 대거 설정된 이후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기업들의 공모가가 모두 상단을 넘어선 셈이다.
문제는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주 투자로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보호예수 6개월 조건을 거는 등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운용사들도 상장 직후 주가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자 수익률 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공모주 특화 운용사들은 코스닥벤처펀드 요건을 충족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당초 코스닥 벤처기업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벤처기업 신주 15%를 채우려 했던 운용사도 많았다. 하지만 벤처기업 공모주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좀처럼 투자하지 않던 메자닌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이 어려워지자 하이일드펀드로 방향을 돌리는 운용사도 대거 나타나고 있다.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이 더 낮지만 경쟁이 과열된 코스닥벤처펀드와 달리 설정액이 과거에 비해 줄어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기에 더 낫다는 판단이다.
최근 공모주 자문업을 통해 수익원을 늘리려는 운용사도 늘고 있다. 당초 운용사 중 일반 법인이나 다른 운용사에 공모주 자문을 제공하는 곳은 계약고 2500억원 수준인 파인밸류자산운용 정도였다. 여기에 람다자산운용, 인벡스자산운용, 나눔자산운용 등이 공모주 자문업에 뛰어 들었다. 공모주 전문 인력이 없는 신생 운용사가 많아진 데다 수요예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늘어난 자문 수요를 노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공모주의 대안으로 삼으려는 메자닌 역시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하이일드펀드 마저 공모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공모주 자문업 경쟁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공모주 특화 운용사들이 각자의 생존법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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