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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파마홀딩스, 지주사 성립요건 갖추기 '시동' 본사사옥 등 부동산 재평가 실시…향후 제일약품과 주식스왑 유력, 올해 과세이연혜택 일몰

이윤재 기자공개 2018-06-28 07:55:08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파마홀딩스가 부동산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지주사 전환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부동산 재평가는 지주사 자산 요건 갖추기를 위한 대표적인 카드다. 남은 과제는 제일파마홀딩스와 제일약품간의 주식스왑 뿐이다.

제일파마홀딩스와 제일약품은 각각 보유한 부동산에 대해 재평가를 실시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자산의 실질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제일파마홀딩스는 본사 사옥(서울 서초구 소재)과 부산 사옥(부산시 금정구)을 재평가할 예정이다. 사업회사인 제일약품은 용인공장(용인시 처인구) 소재 토지와 건물을 재평가한다.

부동산 재평가는 제일파마홀딩스의 지주회사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7월 1일자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제일약품이 인적분할해 투자부문은 제일파마홀딩스로 존속하고 사업부문은 제일약품 명칭으로 신설했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지주회사 형태를 갖췄지만 아직 공정거래법상 등록된 지주회사는 아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별도기준 자산총계 5000억 원 △총자산 중 자회사 지분가액 비율(지주비율)이 50%를 넘어야 성립된다. 이어 지주사는 △부채비율 200% 이하 △상장 자·손자회사 지분 20%(비상장 자·손자회사는 40%) 이상 보유 △자회사 외 계열사 지분 보유 불가 △금융 계열사 보유 금지 등의 행위 제한 요건도 적용받는다.

올 1분기 기준 제일파마홀딩스의 자산 총계는 1806억원에 불과하다. 이중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 가치가 178억원을 차지하고 관계·종속기업 투자 규모가 470억원이다. 한국오츠카제약(22.5%), 제일야오파마(50%)가 관계기업이며 제일헬스사이언스(80%)와 제일앤파트너스(100%)가 종속기업으로 분류된다. 자회사 지분가액 비율도 50%를 밑돈다. 핵심 계열사인 제일약품은 지분율이 20% 미만이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돼 882억원이 장부가액으로 계상돼있다.

결국 제일파마홀딩스가 지주회사로 등록되려면 자산총계를 3000억원을 불려야 하며 제일약품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지주비율도 충족해야야 한다. 이번 부동산 재평가는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이다. 제일파마홀딩스 본사사옥은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인근에 지상 14층, 지하 4층 규모로 세워진 빌딩이다. 토지와 건물 장부가액은 각각 72억원, 99억원이다. 입지를 감안하면 이번 자산 재평가에서 1000억원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다음 행보로는 제일파마홀딩스와 제일약품간의 주식스왑 실시가 유력하다. 현재 제일약품 주주구성은 한승수 회장(27.31%), 한상철 사장(4.66%) 등이다. 경영 후계자인 한 사장은 제일파마홀딩스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있다. 양사간 주식스왑은 자산증식과 경영승계를 모두 충족시키는 방안이다. 아직 정확한 자산 규모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 보유한 만큼만 추가 확보하면 자산총계는 1000억원 가량이 늘어나게 된다.

제일파마홀딩스가 지주회사 요건 갖추기에 나선 건 세제 혜택과 맞닿아 있다. 대주주의 현물출자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를 주식처분시까지 유예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올해말 일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사라지게 되면 대주주는 현물출자로 지분율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세금을 물어야 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일파마홀딩스는 공식적으로 지주회사가 될 것을 밝혀왔다"며 "부동산 재평가를 시작으로 주식스왑 등 남은 수순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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