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비중 100%' 부산롯데, 장기 CP가 해법일까 364일 대신 2년물 발행, 첫 신고서…수요예측 기피, 무늬만 공모는 여전
민경문 기자공개 2018-07-04 15:14:35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롯데호텔의 자금 조달 내역에서 기업어음(CP)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특이점은 만기가 모두 '364일'이라는 점이다. 1년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기차입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2년짜리 장기 CP를 찍은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재무제표상 장기차입 비중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취지다.회사채가 아닌 CP를 발행할 때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공모채와 다르다는 점에서 수요예측 기피가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호텔롯데 등과 대조적으로 그룹 내에서 유독 공모 조달을 꺼리는 계열사로 평가받는 곳이기도 하다.
부산롯데호텔은 지난 2일 15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할인율은 2.578%가 적용됐다. 만기는 2020년 7월 2일까지로 장기 CP였다.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 증권신고서도 제출했다. 지난 2008년과 2011년 공모채 발행을 제외하고 CP 조달을 위해 신고서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주관사는 현대차증권이었지만 물량 대부분(1300억원)은 KTB투자증권이 시장에서 소화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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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차입금만을 장기로 분류하기 때문에 단기차입 비중은 높아졌다. 올해 3월말 기준 부산롯데호텔의 총차입금은 2772억원이다. 이 가운데 CP가 1950억원, 유동성 장기부채가 822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사실상 전액이 단기성 차입금인 셈이다.
부산롯데호텔 관계자 역시 "장기 CP는 단기 차입금을 줄이고 장기 차입금 비중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며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인 만큼 이번 CP 발행을 통해 낮은 장기금리로 고정시켜 이자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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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체수단이 공모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수요예측 기피 행보가 여전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장기 CP의 경우 신고서는 내지만 수요예측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 부산롯데호텔 공모채는 2011년 300억원 규모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2015년 일본 미즈호은행을 통해 사모사채를 발행한 이력이 있다. 롯데정보통신 상장 추진 등 그룹 전반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유독 사모 조달에 집착하는 계열사로 남아 있다.
부산롯데호텔 실적은 호텔사업부 18.6%, 면세사업부 81.4%의 비중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롯데렌탈 지분 투자에 따른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로 1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는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사드와 한한령 우려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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