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콜펀드 '시련의 계절'…자금유출 가속화 [Fund Watch] 변동성 장세에 고전…신한BNPP커버드콜, 연초후 6900억원 순유출
최필우 기자공개 2018-07-17 08:43:25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3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시중 자금이 몰리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커버드콜펀드가 올들어 환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커버드콜펀드를 론칭한 운용사들도 펀드 외형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커버드콜펀드가 변동성 장세에서 고전하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3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연초후 '신한BNPP커버드콜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에서 패밀리펀드 기준 691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펀드는 지난해 설정액 1조 5000억원을 넘어서며 메가 펀드 대열에 합류했지만 373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펀드는 주식, 주가지수선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코스피200을 추종하고 동시에 콜옵션(Call Option)을 매도해 확보한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사용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기초자산 가격과 옵션의 행사가격이 같은 ATM 콜옵션 매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콜옵션 프리미엄으로 꾸준히 수익을 쌓아 나갈 수 있어 하락장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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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펀드는 연초후 수익률 -2.52%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이 9.3% 하락했음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게 신한BNPP운용의 설명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커버드콜전략의 매력도가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증시가 급락하고 다시 반등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수익률 하락을 방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수 하락폭이 커지는 등 콜옵션 프리미엄으로 손실을 온전히 매꾸기 어려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차익 실현을 선택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수익률 8.05%, 8.49%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성과를 낸 만큼 펀드 운용에 불리한 장세에서 투자를 지속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신한BNPP운용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시차를 두고 콜옵션 프리미엄이 커져 수익률 회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들은 대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출시한 커버드콜펀드를 접기로 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최근 '키움커버드콜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의 명칭을 '키움 단기국공채 증권 자투자신탁 제3호[채권]'로 변경했다. 선취판매 수수료 역시 1%에서 0.1%로 낮아졌고, 3년 이내 환매시 부담해야 했던 0.15%의 후취수수료도 없어졌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우리은행을 판매사로 염두에 두고 펀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하지만 투자자들의 커버드콜 전략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상품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설정 초기 자금을 모으지 못하고 소규모펀드로 전략할 상황이 되자 반년도 안돼 사실상 커버드콜펀드를 접게 된 것이다.
신한BNPP운용을 벤치마크해 지난해 'KB고배당커버드콜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과 'KB유로커버드콜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을 출시한 KB자산운용도 좀처럼 외형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두 펀드는 올들어 패밀리펀드 기준 각각 16억원, 14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설정액은 52억원, 12억원에 불과하다. DB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커버드콜펀드도 자금 유출을 겪으며 설정액 1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차 커버드콜펀드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SC제일은행, 우리은행, 대신증권 등은 올해 3분기 추천상품으로 신한BNPP커버드콜펀드를 추가했다. 상반기와 달리 증시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폭이 줄어들면서 박스권 증시가 연출되면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하는 데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커버드콜펀드는 박스권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인데 올 상반기에는 증시 낙폭이 커 콜옵션 매도 전략이 빛을 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등락폭이 줄어든 박스권 흐름이 이어지면 커버드콜펀드 수익률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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