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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 vs APR' 시장 양분한 두 공룡 [미디어커머스 시대 개막]②블랭크, 자체 제작 콘텐츠로 차별화···APR '유통 채널' 강점

강철 기자공개 2018-07-20 08:01:35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9일 09: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미디어커머스 시장의 선두 주자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이하 블랭크)이다. 페이스북 마케팅 전문가인 남대광 대표가 2016년 설립한 블랭크는 바디럽, 닥터원더, 에이노멀, 블랙몬스터 등 13개의 대표 브랜드를 론칭해 판매한다.

블랭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사는 APR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카카오스토리 등 여러 SNS 채널에 주요 제품의 구매 후기를 유통시키며 빠르게 고객을 늘리고 있다. APR의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만 1000만명이 넘는다.

◇ 블랭크 '악어발팩·마약베개'로 매출액 1500억 노려…자체 콘텐츠 제작 강점

블랭크는 2016년 2월 블랭크TV로 출범했다. 페이스북에서 각종 인기 채널을 운영하며 인지도를 쌓은 남대광 대표가 설립했다. 남 대표는 모바일 SNS에 최적화한 브랜드를 생산한 후 자체 제작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마케팅을 하는 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봤다.

2016년 상반기 에이노멀(섬유 유연제·탈취제)과 블랙몬스터(남성 화장품)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클린파우더, 블랙퍼프, 다운펌, 블랙밤 등 주요 상품들을 소개하는 영상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러 SNS에서 수시로 재생되며 화제를 모았다. 소비자들은 영상에 연결된 판매 채널을 통해 손쉽게 해당 상품을 구매했다.

하반기에 여세를 몰아 닥터덴티(치아)와 닥터원더(피부)를 잇달아 출시했다. 닥터원더는 풋필링팩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대표 상품인 '악어발팩'은 최근 판매량 140만개를 돌파하며 블랭크의 최고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각질 제거 브랜드의 대명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세는 회사 이름을 지금의 블랭크코퍼레이션으로 변경한 2017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커졌다. 블랭크는 지난해 △바디럽(마약베개·퓨어썸 샤워기) △플렉싱(세차 용품) △아르르(반려동물 용품) △소소생활(숙취 해소제) △커먼데이(성인 용품) △마크에이(IT 액세서리) △아이카(사무·생활 용품) 등을 론칭했다. 그 결과 대표 브랜드가 총 13개로 늘었다.

이 중 바디럽의 마약베개는 블랭크에 큰 수익을 안겨줬다. SNS에서 사용 후기 영상을 접한 소비자들은 앞다퉈 마약베개를 구매했다. 누적 판매량은 80만개를 돌파했다. 그 결과 바디럽은 지난해 12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했다. 현재는 자체 쇼핑몰에서만 1억원 이상의 일 매출을 올리고 있다.

블랭크는 설립 2년차인 지난해 매출액 50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 순이익 2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작년보다 3배 가량 증가한 1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월 평균 매출액이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100억원을 돌파한 점을 감안할 때 1500억원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다.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것은 수익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블랭크는 사용 후기 모집, 영상물 제작 등을 전담하는 팀을 따로 운영한다. 프로덕션에 외주를 주지 않는다. 몸값이 비싼 연예인을 모델로 쓰지도 않는다. 저비용의 제작 구조가 갖춰져 있다. 25%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은 이 같은 자체 생산 능력이 기반이 됐다.

신규 브랜드 론칭은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에 어나더플렉스(남성 바지), 베스킷(욕실 용품) 등을 출시했다. 페이스북에 편중된 마케팅 채널을 네이버, 유투브, 카카오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블랭크가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커머스 시장에서 국내 1위의 지위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며 축적한 '마케팅 콘텐츠 데이터'는 블랭크의 또다른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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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코퍼레이션이 론칭한 브랜드
<출처 : 블랭크코퍼레이션 홈페이지>

◇ APR '에이프릴스킨' 축으로 확장…다양한 유통 채널 확보 장점

블랭크의 경쟁사는 APR이다. APR은 2014년 10월 에이프릴스킨이라는 대표 브랜드를 론칭하며 미디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동 최고 경영자(CEO)인 이주광 대표와 김병훈 대표는 모바일 SNS 기획·마케팅 영역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APR의 대표 브랜드는 에이프릴스킨이다. 매직스톤, 매직스노우크림 등 여러 화장품의 사용 후기 영상을 SNS에 유통시키고 있다. 1분 안팎의 리드미컬한 영상은 주로 모바일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10~20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상을 본 고객들은 연결된 구매 좌표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동시에 다른 소비자와 링크를 공유했다.

에이프릴스킨에서 성장 가능성을 발견한 APR은 △메디큐브(코스메틱) △포맨트(남성 화장품) △글램디(다이어트 프로그램) △마더스픽(아기 용품) △프리센트(향기 용품) △메디큐브클리닉(피부 관리) △포토그레이오리진(사진 부스) △널디(패션)로 브랜드 영역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 대표 브랜드가 총 10개로 늘었다. 자회사도 멀티넥스, 에이위즈 등 4곳으로 증가했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도 확장했다.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유튜브 외에 개별 크리에이터의 개인 채널, 빙글, 연합뉴스 흥, 롯데 에브리원TV 등으로 채널을 다각화했다. APR의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구독자는 1000만명이 넘는다. 페이스북은 2016년 APR을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올리브영, 롯데백화점 등 오프라인 네트워크도 넓혔다. 최근에는 홈쇼핑 채널에도 진출했다. 메디큐브 딥이레이징크림, 글램디 워터젤리를 롯데홈쇼핑에 론칭했다. 에이프릴스킨도 홈쇼핑 방송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다양하게 확보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APR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유통 플랫폼을 확장한 결과 2015년 125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48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브랜드, 채널 확장에 힘입어 200억원을 돌파했다. 증가 추이를 감안할 때 2018년 예상 매출액은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APR은 지난해 하반기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10~20대에 편중된 주요 고객층을 구매력을 지닌 30대 이상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전략 변경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연령별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의 유통 채널 확장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미디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다수의 경쟁사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기반을 닦은 블랭크와 APR이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브랜드·채널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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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기준(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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