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정부측 인사 발 끊은 '전경련 하계포럼' 참석자 규모·의제 등 대한상의 제주포럼과 비교, 위상 추락 '아 옛날이여'
제주=김현동 기자공개 2018-07-24 08:20:57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3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0년 넘게 재계 최고의 지식 교류의 장이자 경제계 이슈 메이커로 자리 잡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 'CEO 하계포럼'의 위상이 예년만 못하다. 참석자 규모나 의제 설정 등에서 대한상공회의소에 뒤져 재계의 대변자라는 이름이 무색해진 모습이다.전경련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롯데호텔 제주에서 '사람과 기술을 통한 기회,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2018 CEO 하계포럼을 개최했다.
기업인 400여명이 참석했으나 참석자 면면을 보면 전경련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요 회원사 탈퇴로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 그룹 소속 참가자를 찾기 어려웠다. 허창수 회장과 권태신 상근 부회장을 제외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위원장단에서 참석자가 전무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대신한 최한명 ㈜풍산 부회장 정도만 눈에 띌 정도였다.
강연자도 과거와 비교해보면 초라하다. 올해 CEO 하계포럼의 강연자로는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병원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매번 정부 측 인사로 경제부총리가 참석했으나 2017년부터 끊겼다. 김동연 부총리는 같은 기간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 참석키로 예정됐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전경련 포럼에는 참석하지 않고 대한상의 포럼에만 들렀다.
전경련의 의제 설정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허창수 회장은 포럼 개회사에서 "최근 우리 기업인들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그 어느 때보다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진부한 주제를 언급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정부의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경제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셈이다.
과거 전경련 하계포럼이 산업재편(2014년), 비즈니스 혁신(2015년), 4차 산업혁명(2016년) 등 재계의 이슈를 선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경련의 현안 발굴 역량이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전경련 CEO 하계포럼은 재계의 대표적인 화합과 소통의 창구였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에 대한상의 하계포럼에 밀리는 듯한 모습이 역력하다.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면서 전경련 하계포럼은 관심에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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