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운용사들 '잰걸음' 연내 도입 줄 이을 듯…경영참여는 '신중론' 대세
이효범 기자/ 최필우 기자공개 2018-08-02 10:45:19
이 기사는 2018년 07월 3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장고 끝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가운데 코드 도입 예정 기관이던 운용사들의 보폭도 빨라지고 있다. 연내 도입을 목표로 제반작업에 속도를 내는 운용사들이 늘고 있다. 논란 끝에 국민연금이 제한적 '경영참여'에 나서기로 했지만, 법률상 제약 등을 고려할 때 운용사들의 경영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키움·DB·아크임팩트운용 등 조만간 도입…NH운용 "시기상조"
31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예정을 선언한 기관투자가들은 총 45곳이다. 이 가운데 자산운용업계에서는 DGB자산운용, KTB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아크임팩트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총 7곳으로 나타났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당장 8월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3월부터 서스틴베스트로부터 컨설팅을 시작했고, 5월에 마무리했다. 내부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에 담을 지침을 두고 의견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홈페이지 구축을 위한 검토를 진행 중으로 다음달 중으로 도입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운용사에게 가산점을 주고 의결권도 위탁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자문사와 계약을 맺고 의결권 행사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선언하면서 다른 연기금·공제회 등도 서두를 것으로 보여진다"며 "운용업계에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한층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운용사로 처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이 운용사는 외부 자문기관을 활용하지 않고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아직 운용규모가 크지 않아 운용본부 내에서 의결권 행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DGB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은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코드 도입을 위한 제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DGB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1분기 도입을 목표로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코드 도입을 공식화한 만큼 내부에서도 도입을 추진하는데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도 연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동참한다. 다만 국민연금의 선언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글로벌그룹의 방침에 따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그룹에서 가이드 라인이 제시되면서 연내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국민연금의 제한적 경영참여 등을 참고하겠지만 그룹의 스튜어드십코드 기준을 반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좀 더 신중한 분위기다. 이 운용사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의결권 행사할 때 수익자인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만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여러 기관투자가들의 가이드라인을 살펴보고 내부적인 지침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영참여 '글쎄'…"법적 근거 부족, 문화 정착 돼야"
운용사들은 전반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는 이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에 포함시키는 제한적 '경영참여'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이 투자자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사항에 대해 제한적인 경영참여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운용사들은 이같은 지침을 스튜어드십코드에 담기에는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또 업계에서는 금융감독당국이 공모펀드의 경영참여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는 반응이다.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것은 임원의 선임·해임이나 직무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해선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 등을 포함한다. 실제로 컴투스, 골프존 등에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등을 요구하는 레터를 보낸 KB자산운용도 주주관여활 동 전에 경영참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내외부에서 면밀한 법률검토를 진행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경영참여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지만 이를 수행할 인력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스튜어드십코드에 당장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또 공모펀드 운용사가 경영참여를 하는 것에 대한 법적인 근거도 뒷받침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경영참여도 검토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경영참여를 위해서는 법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운용사의 역량도 높아져야 한다"며 "또 시장에서도 경영참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