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해진 한신공영, 희미하게 켜진 '경고등' [금융위기10년, 기로에 선 건설사]①재무상황 대폭 개선..지방 주택사업 집중돼 '예의주시'
이승우 기자공개 2018-08-13 10:22:00
[편집자주]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2008년 건설업계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분양 가구 수가 10만을 넘어서며 건설사별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수많은 건설사들이 무너졌다. 최근 들어 다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건설사들은 10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더벨은 지난 10년간 건설사들의 진화 과정,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1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한신공영의 덩치는 두배 이상 커졌다. 마진이 높은 주택사업 위주로 외형을 키우면서 외부 차입이 늘어났지만 단기 차입 비중이 줄어들고 순금융비용도 줄어드는 등 재무 상황이 좋아졌다. 한신공영의 체력이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해졌다는 뜻이다.하지만 여유를 부릴 수만은 없다. 주택 사업 비중이 80%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사업의 비중이 높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지방 주택 건축 시장에 이미 냉기가 돌고 있다는 점이 한신공영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매출·이익 동시성장, 운전자본 증가 '예의주시'
지난 2008년말 한신공영의 매출액(개별기준)은 8300억원이다. 이듬해인 2009년과 2010년 1조원대 매출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후 2011년 주택경기가 부진해지면서 다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한신공영의 매출은 2013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작년말 한신공영의 매출액은 1조9678억원. 근 10년 사이 매출액만 2.3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3억원에서 1364억원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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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만 키운 게 아니다. 차입금의 '질'이 개선되면서 타 건설사 대비 유동성 상황도 좋은 편에 속한다. 총차입금이 3378억원으로 지난 2008년 878억원에 비해 늘어났으나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작년말 기준 6.7%에 그치고 있다. 이익이 늘어나 자가지본도 증가, 2014년 590%까지 늘어났던 부채비율은 작년말 389%로 떨어지는 등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자체사업의 경우 외부에 별도의 시행사를 두지 않고 한신공영 이름으로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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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관계자는 "한신공영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주택사업의 분양률이 98% 수준으로 굉장히 양호하다"며 "매출과 현금흐름이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운전자본 부담에 대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증가는 미분양 혹은 미입주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다만 한신공영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확대는 중도금 이후 입주까지의 공백기간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재고자산은 신규 사업을 위한 토지 매입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신공영의 주택사업이 지방의 위험지역에 많이 포진돼 있지만 아직까지 크게 문제되는 사업장은 없어 보인다"며 "다만 입주되는 시점에 문제가 발생할수도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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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주택비중, 지방 '사업집중'
주택비중을 급격히 늘리면서 한신공영의 지난 10년은 더이상 좋을 수 없었다. GS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규모 해외 플랜트 사업으로 덩치를 키우려다 화를 입었던 것에 비해 한신공영은 마진이 높은 주택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재무 구조를 탄탄히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국내 주택 경기가 꺾일 기미가 보이면서 한신공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주택사업이 지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한신공영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신공영의 주택사업 비중은 지난 10년 사이 2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지난 2008년 60%였던 국내 주택사업 비중은 작년말 79%로 19%포인트 늘었다. 반면 토목 사업 비중 36.93%에서 17%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정부사업 발주 축소로 한신공영 토목 매출액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신공영은 마진이 높은 주택비중을 그동안 크게 늘리면서 재미를 봤다"며 "주택경기가 꺾이기 시작하는 이제부터가 문제"라고 말했다.
높아진 주택사업이 지방에 집중돼 있다는 게 우려된다. 부산과 경남 등 이미 지방 주택시장은 냉각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미희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최근 주택경기 하락현상이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욱 뚜렷하다"며 "한신공영을 비롯한 지방중심의 사업을 영위해 중견건설업체들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주택사업 비중 79%에서 차지하는 29%포인트 정도는 시행사 도급사업"이라며 "전체 매출액의 절반 정도가 순수 자체 주택사업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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