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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D 회사채 시장, 미완의 대기일까 [베트남 자본시장 리포트]신용등급·북빌딩 제도 미비, 투자자 한계...정부 활성화 지침 주목

호찌민(베트남)=민경문 기자공개 2018-08-08 15:28:01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3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에게 베트남 회사채는 생소하다. 최근 국내 증권사가 동화(VND) 채권 발행을 주관하긴 했지만 더이상의 영업 확대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신용평가, 수요예측 등 제도 미비, 한정된 투자자군 등이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베트남 경제가 커지면서 직접 금융시장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신한금융투자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5~2017년 베트남 회사채는 평균 1000만~5000만 달러 규모로 발행됐다. 지난해만 보면 평균 조달 규모는 4600만 달러였다. 평균 금리와 만기는 각각 9%대, 3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발행 건수는 금융과 부동산 섹터가 각각 33.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발행 규모는 금융(42.7%), 부동산(24.7%), 소비재(23.4%) 순으로 컸다. 회사채 사이즈는 소비재 회사(평균 1억 4000만 달러)들의 발행액이 컸다. 수익률은 금융·소비재(7~8%) 대비 중공업과 부동산 섹터(9~10%)가 높았다. 지난 5월에는 신한금융투자가 베트남 1위 전력장비 그룹 젤렉스(GELEX)의 4000억동(약 200억원) 회사채 주관 업무를 맡기도 했다.

권혁준 신한금융투자 베트남 법인장은 "베트남 내 주요 금융조달은 은행 여신을 통해서 이뤄지는 만큼 회사채 시장은 아직 작은 규모"라며 "회사채 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제도·인프라 및 유통시장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투자자군 자체가 다양하지 못하고 몇몇 소수 은행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사모사채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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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7년 베트남 채권 시장 주요 지표(신한금융투자 자료 참고)
박원상 KIS베트남(한국투자증권의 베트남 현지법인) 대표 역시 "현지 신용평가 기관이 거의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들이나 정부 자금으로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해서 운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레이팅(rating) 시스템 자체가 구축되지 않은 만큼 수요예측(book-building) 제도 역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해송 금융감독원 하노이 주재 소장은 "공기업을 포함해 적지 않은 베트남 기업들이 실적이나 회계 관점에서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며 "신용평가사 등 외부 평가기관을 통해 이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느냐가 베트남 회사채 시장 활성화의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호치민증권의 피아크라 맥캐너(Fiachra Mac Cana) 리서치센터장은 "세컨더리(secondary) 마켓이 발달되지 않아 채권 거래가 쉽지 않다"며 "말이 회사채지 단순 은행 대출(bank loan)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가 등급이 'BB'에 그치고 있는데다 국채를 발행해도 달러가 아닌 동화(VND)만을 고집하는 부분도 한계점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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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7년 베트남 채권 시장 업종별 트랜드(신한금융투자 자료 참고)
전문가들은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회사채 육성을 위한 정책적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GDP의 약 1% 수준인 회사채 규모를 2020년까지 7%, 2030년까지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베트남 회사채의 75%를 소화하는 은행 중심의 투자자군을 좀 더 다양하게 확대하고 제도적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실제 회사채 발행 건수도 2015년 4건, 2016년 30건, 2017년 34건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베트남 국민들의 평균 임금(40만원)을 고려할 때 개인들의 참여가 어려운 주식 시장은 그만큼 활성화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반면 기업들의 성장 흐름과 동반할 수 있는 채권 시장의 경우 좀 더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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