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8월 09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로운 변화는 주류의 질서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패션계에서는 가브리엘 샤넬이 20세기 프랑스 상류층 의복에 반기를 들면서, 미술계에서는 앤디워홀이 대량소비사회에 대한 미학을 보여주며 하나의 흐름을 형성해갔다. 이런 법칙이 예술계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수많은 자산운용사들을 만나다보면 깊게 각인되는 곳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겉보기에 화려하진 않지만 조직이나 상품기획 측면에서 차별화를 보이는 곳들이 주로 그렇다. 가장 최근 기억에 남는 운용사는 '대체투자 강자'로 불리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이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설립 초기부터 대체투자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곳은 2015년 전임 대표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 전까지만 해도 주식형 하우스로 통했다. 살아남기 위해 대체투자 분야로 배수의 진을 친 것이 현재 알펜루트자산운용을 만들었다.
특징은 조직 구성에서 나타난다. 20명 내외의 인력 중 절반이 모두 운용 조직에 쏠려있을 뿐더러 대부분이 무역, 반도체, 통신 등 각 산업에 흩어져있던 사람들이다. 보통 딜소싱을 위해 증권사 출신 위주로 인력을 꾸리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동종 업계와 의도적으로 멀어지려는 움직임도 눈여겨볼만 하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2015년 본사를 여의도에서 강남으로 이동하고, 같은 건물에 입점한 벤처업체들과 연을 쌓아갔다. 남들보다 앞서 메자닌, 프리IPO 대상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직접 기업들을 접촉해야한다는 판단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금융투자업계와 멀어지려 한 덕에 이 곳의 네트워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지난달 말 기준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설정액은 4000억원에 이른다. 2016년 7월 첫 상품이 출시된 뒤 현재까지 나온 펀드도 30개가 넘는다. 전체 헤지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15%대를 기록 중이다. 최근 성과가 주춤하긴 하지만 업계 사람들은 이곳을 두고 '언제든 성과를 회복할 수 있는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이유로 알펜루트자산운용의 '마이웨이'를 지목한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차별화를 내세우는 곳들은 많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증권사 IB 출신들의 폭넓은 네트워크와 딜소싱 역량을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천편일률적인 대체투자 시장에서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행보는 참조해볼만한 부분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초심을 잃지 않고 대체투자 하우스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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