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환율·원가상승·자회사 부진' 3중고 상반기 영업익 반토막, 냉연 판가인상 실패·인터지스 하역량 감소 탓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17 12:32: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6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각종 악재로 지난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원자재값 상승분을 냉연 판매가격에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브라질 일관제철소(CSP)의 경우 2016년 가동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헤알화 가치가 하락한 탓에 지분법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자회사 인터지스, 미국 무역법인(DKI) 등의 판매 부진도 연결 영업이익이 반토막으로 줄어든 데에 영향을 미쳤다.동국제강은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9132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 영업이익은 53% 감소했다. 2016년 6월 재무구조 개선약정 졸업 때만 해도 7%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년 만에 2%로 하락했다.
동국제강의 사업부는 △철강 △운송 △무역으로 이뤄져 있다. 매출의 85%가량을 담당하는 철강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철강부문은 건축용 봉형강, 조선용 후판, 가전·자동차용 냉연강판 등을 제조·판매하는 사업부다. 동국제강과 동국제강 중국법인(구 유니온스틸차이나)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철강부문은 2조8375억원의 매출과 3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54% 감소했다.
봉형강 부문은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 상반기 봉형강 판매량은 198만톤으로 전년 동기(200만톤)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H형강 판매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덕분에 전체 ASP(평균판매단가)가 소폭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고전을 면치 못한 건 판재류다. 냉연강판, 후판 등으로 이뤄진 판재류는 올 상반기 134만톤가량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39만톤)보다 4% 감소한 수치다. 저가 수주를 지양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하락을 피할 수 없었던 데다 원가 상승분이 제품 판매가격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후판의 경우 올들어 조선용 제품가격을 약 5만원가량 인상한 반면 냉연강판은 가격 협상에 끝내 실패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봉형강이 가공철근 물량을 확보한 덕분에 전년 수준으로 판매량을 회복했다"며 "하지만 원가 상승이 제품가격 인상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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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CSP도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CSP는 브라질 쎄아라주 뻬셍 산업단지에 위치한 일관 제철소다. 동국제강은 후판 원재료인 슬래브(slab)를 자급자족하기 위해 2012년 포스코, 브라질 철광석 회사인 발레 등과 함께 CSP 건립에 착수했다.
2016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한 CSP는 지난 상반기 27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생산공정이 안정궤도에 진입한 데다 슬래브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CSP는 지난 상반기 총 142만톤가량의 슬래브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130만톤)대비 9.2%가량 늘어난 수치다. 슬래브 판매가격이 톤당 500달러 중후반대까지 상승한 것도 영업이익 반등에 기여했다.
문제는 환율이다. CSP가 흑자전환에 성공했음에도 헤알화 가치가 하락한 탓에 지분법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지난 상반기 동국제강이 기록한 순손실은 2300억원가량이다. 2017년 상반기보다 적자 폭이 약 2000억원가량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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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부문과 함께 사업 축을 구성하고 있는 운송부문의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 상반기 운송부문은 2343억원의 매출과 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90% 감소했다.
운송부문은 원자재 및 완제품 운반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동국제강 자회사인 인터지스가 전담하고 있다. 수입 철재품 물량 감소로 항만하역 부문의 매출이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상반기 항만하역 부문의 매출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감소했다. 해상운송도 신규 거래처 발굴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저수익 구간을 정리한 탓에 매출액이 13%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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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사업부인 무역부문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반기 무역부문은 매출액 1864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21%, 영업이익은 50% 줄었다. 동국제강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DKI)과 중국(DKC)에 판매법인을 마련했다. DKI와 DKC는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철강제품의 중계무역을 수행하고 있다.
무역부문 매출의 90%를 담당하는 DKI가 올들어 부진했다. 후판 및 냉연강판 시장의 공급과잉, 멕시코·동남아 등으로부터 유입된 저가제품 등으로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여기에 무역확장법 232조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DKI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4%, 영업이익은 53%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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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은 적극적인 판가 인상 정책을 통해 실적 반등을 이뤄낼 방침이다. 후판의 경우 시장 수요가 회복세를 띠고 있어 하반기에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봉형강 부문도 철근업체들의 재고감소 노력으로 지난 6월부터 유통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연결 순손실 주범인 브라질 CSP는 올 연말까지 약 300만톤의 슬래브를 생산해 이익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오는 3분기에는 봉형강, 후판, 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 등 모든 주력 제품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CSP의 경우 수익구조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포스코, 브라질 발레 등 주주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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