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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한화L&C 인수주체로 부상 배경은 자회사 지원·출점 비용 부담없어…7000억 투자 앞둔 현대百과 정반대

노아름 기자공개 2018-08-20 08:23:4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한화L&C 인수 주체로 현대홈쇼핑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 배경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과 백화점, 아울렛 출점에 수천억원대의 투자를 앞둬 추가 자금지출 여력이 없는 반면 자회사 지원을 마무리 지은 현대홈쇼핑은 M&A에 투입할 실탄이 넉넉하다는 평가다.

현대홈쇼핑은 거래소의 한화L&C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한화L&C 인수 추진을 검토 중에 있다"고 지난 16일 답했다. 같은 날 현대백화점은 "한화L&C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며 부인 공시했다. 이는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이 아닌 현대홈쇼핑을 통해 한화L&C 인수합병 절차에 착수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통업계는 두 법인의 현재 자금력과 향후 투자계획에 주목했다.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은 공통적으로 모간스탠리PE의 한화L&C 매각희망가로 알려진 4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지만 향후 투자 예정액은 현대백화점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를 고려하면 가용현금은 현대홈쇼핑이 넉넉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대홈쇼핑은 6월 말 기준 매도가능자산을 포함한 기타금융자산을 7440억원 확보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95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이 유동자산으로 분류한 단기금융상품(3594억원)을 합하면 현금화가 손쉬운 자산액수가 5889억원으로 집계된다. 다만 백화점 법인의 경우 아울렛과 백화점 출점 계획이 있어 투자 계획이 빡빡하게 잡혀있다.

지난 3월 현대백화점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동호 부회장은 "신규 출점이 확정돼있는 면세점, 대전 프리미엄 아울렛, 여의도 파크원 백화점, 동탄 시티아울렛 등에 향후 3~4년간 7000억원의 신규 투자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2017년 말 기준 현대백화점은 5000억원의 차입금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차입금 상환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유보금 확보가 필요함을 설명했다.

반면 현대홈쇼핑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양새다. TV홈쇼핑 본업 뿐만 아니라 자회사에 대한 투자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은 고객센터와 물류센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신규 지점 설치가 불필요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지난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설비부분에서 진행중인 투자 및 향후 투자계획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이 최근 3년간 연구개발(R&D)에 지출한 비용 또한 0원으로 나타났다.

현대렌탈케어에 대한 자금지원 계획이 당분간 없다는 점도 현대홈쇼핑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분석이다. 2015년 현대홈쇼핑이 자본금 600억원을 납입해 설립한 현대렌탈케어는 지난해 현대홈쇼핑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900억원을 출자받았다. 100% 자회사인 현대렌탈케어의 경영정상화 시점이 늦어지며 현대홈쇼핑이 자금줄 역할을 자처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유상증자가 단행된 지난해 연말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렌탈케어에 대한 추가 운영자금 수혈 계획은 당분간 없다는 설명을 덧붙인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자체 신사업 확대에 우선순위를 둘 계획인 현대백화점 대신 운신의 폭이 넓은 현대홈쇼핑을 통해 한화L&C 인수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가구·홈 퍼니싱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내장재 업체 한화L&C를 품어 현대리바트와의 시너지 효과 도출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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