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슬로우 욕구 5단계'에서 배우는 소비원칙 [WM라운지]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공개 2018-08-23 08:23:2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0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행복의 기준이 과거에는 돈을 '어떻게 버는냐'였는데 이제는 '어떻게 소비하느냐'로 바뀌고 있다"고 말이다. 소유가 아니라 경험하고 나눌 수 있는 소비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소비는 크게 '소유'와 '경험'을 위한 소비로 나눌 수 있다. 과거 부모님 세대는 소유를 위한 위한 소비가 대부분이지 않았을까? 자동차, 집, 옷 등을 소유하고 사용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경우다. 사실 이런 소비의 행복감은 단발적이고 일시적이다.
그렇다면 경험을 위한 소비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학습하기 위해 강의를 듣거나 여가활동을 하는 것, 여행을 떠나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소유보다는 경험을 위한 소비가 훨씬 행복감이 크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가활동으로 가장 선호하는 여행(<그림1> 참조)을 예로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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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낀다. 여행을 통해서 나만의 이야깃거리가 생기고, 주변사람들과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최근 가족여행을 다녀왔는데, 가족들과 대화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필자의 부모세대에게 '경험하고 체험하는 소비'는 익숙하지 않다. 경험을 위한 여가활동은 기껏해야 TV시청 정도 뿐이다. 부모세대가 성장해왔던 1970년대에는 마땅한 여가 활동이 없었다. 1980년대에 와서야 도심에서 탁구, 당구, 볼링, 테니스 등을 즐겼으며 최근에 와서는 골프와 캠핑 등이 여가활동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험을 위한 소비가 반드시 여가활동이나 여행일 필요는 없다. 요새는 은퇴 후 제2의 인생 좌표를 배움에서 찾는 6070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2013년 기준 60세 이상 학점은행제 등록자는 2만2915명(대학학점인정 과정 기준)이며 교육과학기술부 국가평생교육 통계조사에 따르면 55~64세의 평생교육 참여 현황은 OECD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또한 지난 2013년에는 1972년 방송통신대 개교 이래 최고령자인 정한택(입학당시 91세)씨가 입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연령대와 관계없이 '갖고 싶은 것'에서 '하고 싶은 것'으로 소비패러다임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소비패러다임이 무조건 하고싶은 것 위주로 바뀌는 건 아니다. 과거 학창시절에 배웠던 '매슬로우 욕구 5단계 이론'을 떠올려보자. 미국 심리학자 애브라함 매슬로우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의식주와 안전의 욕구가 해결되면 상위욕구를 추구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존재를 확인 받고, 자아실현을 꿈꾼다는 의미다. 모든 욕구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경향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한 이론이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소비' 관점에서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을 적용해보면 어떨까? 1단계 생리 욕구는 의식주관련 소비, 2단계 안전 욕구는 건강 예방을 위한 소비, 3단계 소속감 욕구는 친구·동호회 활동을 위한 소비, 4단계 존경 욕구는 학습·교육 활동을 위한 소비, 5단계 자아실현 욕구는 여행을 위한 소비로 매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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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필자는 경험을 위한 소비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소비 요소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매슬로우 욕구이론에 따르면 누구나 경험을 위한 소비를 할 수 있는건 아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은퇴생활을 하고 있거나 준비하는 5060세대의 소비성향과 욕구도 동일하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은퇴 후에 소득이 중단돼 의식주를 위한 소비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의료, 간병을 위한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험을 위한 소비는 사치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소비는 어떻게 시작해야할까. 소비욕구 5단계에 따르면 1·2단계처럼 나이가 들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노화와 건강과 관련된 소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50대부터 자산을 모으는 웰스(Wealth)가 아닌 건강을 지키는 헬스(Health)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건강이야말로 최선의 노후대책이기 때문이다.
노후자산이 조금 부족해도 내 몸이 건강하면 그나마 긴 노후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산의 품질이 아닌 내 몸의 건강품질을 높이는 소비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잘 먹고, 건강을 예방하는 기본적인 소비야말로 나를 지키고 행복하게 하는 소비가 되지 않을까.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前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보험연수원 연금(은퇴설계) 전문가 양성과정 교수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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