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GDS, 형제회사에 피흡수…투자 부진·中거래가 '독' 중국 거래 늘며 삼성 메인벤더 지위 박탈…합병으로 53년 역사 종지부
이경주 기자공개 2018-08-21 07:59:08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0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덕GDS가 형제회사인 대덕전자에 피흡수합병 되면서 53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국내 부품업계에서 대덕GDS가 지닌 입지와 상징성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다. 대덕GDS는 국내 FPCB 시장을 개척한 기업이자,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모임인 협성회의 회장사 대덕전자의 모태회사기도 하다.업계에선 대덕GDS가 최대 고객사 삼성전자와 관계가 소원해 진 것을 배경을 꼽고 있다. 대덕GDS는 삼성전자가 원하는 투자활동에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중국 고객사와의 거래량을 늘려 삼성전자를 불편하게 했다는 관측이다. 대덕GDS는 올 들어 삼성전자 메인벤더(주력 공급사) 지위를 박탈당해 실적 악화가 유력해졌고, 이후 대덕전자로의 흡수합병이 결정됐다.
20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대덕GDS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 IM부문과 협력사들이 2018년도 사업계획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특별한 투자계획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IM부문은 협력사들이 베트남 공장이전을 추진하거나 기존 계획을 확대하길 원하는 분위기였다. 스마트폰 교체주기 확대로 사업환경이 어려워져 부품조달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인건비가 국내의 10분의 1수준이라 원가절감에 유리하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대덕GDS는 올해 연간 매출 예상액이 전년과 비슷해 투자 예산을 늘리지 않는 내용으로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경쟁사들은 IM부문 원가절감 전략에 부응하기 위해 추가 투자를 약속하거나 이미 시작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
반면 대덕GDS는 중국 고객사와 거래를 확대해 나갔다. 대덕GDS는 수년 전부터 화웨이와 비보, 오포 등에도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용 FPCB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카메라모듈용 FPCB 전체 매출에서 중국 고객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삼성전자 7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은 글로벌 중저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경쟁자들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자사 모델에 쓰이는 부품이 중국 모델에도 함께 채용되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대덕GDS는 올 들어 삼성전자 납품 비중이 축소됐다. 대덕GDS는 2009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카메라모듈용 FPCB(연성인쇄회로기판) 공급을 전담했던 업체다. 단가가 비싼 갤럭시S나 노트 등 플래그십 모델용 카메라모듈은 거의 대덕GDS가 공급했다. 하지만 이달 글로벌 공개된 갤럭시노트9 카메라모듈용 FPCB는 처음으로 주력 공급사가 뉴프렉스로 바뀌었다. 대덕GDS는 서브벤더(보조 공급사)가 됐다.
뉴프렉스는 LG전자와 LG이노텍 등 LG 계열에 부품을 납품하며 성장해 온 업체지만 삼성전자 핵심 협력사가 되는 이변을 만들었다. 역시 베트남 투자가 당락을 갈랐다는 분석이다. 뉴프렉스는 지난해 11월 베트남공장과 본사 신규시설 확대를 위해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달엔 투자 금액을 기존 200억원에서 280억원으로 80억원 확대했다. 올해 모델 뿐 아니라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10(가칭)용 FPCB 공급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잇따라 증설에 나선 것으로 증권가는 파악한다.
대덕GDS측은 삼성전자와 관계는 이상 없다는 입장이다. 대덕GDS 관계자는 "메인벤더 변경은 업계에선 흔히 있는 일로, 삼성전자와의 사업적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중국 고객사와의 거래는 전방사업 악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협력사가 자생방안을 찾는 것이 오히려 삼성전자를 돕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흡수합병 결정도 '경영 효율화'가 목적이지 실적악화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앞선 관계자는 "양사 사업이 비슷하기 때문에 중복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향후 미래 동력 발굴도 함께 진행할 때 효율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합병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덕GDS는 대덕그룹의 모태회사로 김정식 회장이 1965년 설립했다. 대덕GDS는 초창기 무역업을 했으며 1972년 PCB사업에 진출했다. 대덕전자도 1972년 설립돼 대덕GDS와 함께 PCB사업을 했다. 현재 김 회장의 차남 김영재 사장이 양사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김 사장은 대덕전자 대표이사 직위로 협성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대덕GDS가 모회사이자 맏형격이지만, 전통적으로 대덕전자가 사세에서 대덕GDS를 앞서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