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보다 벤처투자' VC로 몰리는 서울대 약대생 1세대 황만순 한투파 상무 이어 엘리트 유입, 바이오 붐 '귀한몸'
류 석 기자공개 2018-08-24 08:01:38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평생 직업으로 선망받는 약사를 포기하고 벤처투자 시장에 뛰어든 약학대학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늘고 있다. 바이오 분야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는 심사역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제약학 전공자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바이오 분야 벤처투자가 활발해진 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벤처투자 시장에 약학대학 출신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1~2명에 불과했던 약대 출신 심사역이 최근 들어 십수 명으로 늘어났다. 메이저로 꼽히는 벤처캐피탈 바이오 투자 부문에는 한두 명씩 약대 출신 심사역이 속해 있을 정도다.
이는 약국, 제약사 등 안정적인 직장보다 극적인 벤처투자의 묘미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낀 제약 전문가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을 만드는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들의 특성상 약학 전공자들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중에선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서울약대)'을 졸업한 심사역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약대 출신 1세대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이 대부분 서울약대 출신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약대 출신으로 가장 처음 벤처캐피탈 업계에 발을 들인 인물은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황만순 상무다. 이후 서울약대 졸업생들이 벤처투자 업계로 대거 들어왔다. 황 상무는 바이오 투자 심사역들 사이에서 자주 멘토로 거론될 정도로 두터운 신망을 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바이오 투자 심사역에게 업계 입문 계기를 물으면 황 상무 사례를 얘기하곤 한다.
실제로 황 상무는 국내 바이오 벤처의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유망한 초기기업을 다수 발굴했으며 재무적투자자(FI)로서 바이오벤처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진바이오텍, 바이로메드, 아스타, 휴메딕스, 피씨엘 등 초기에 발굴했으며,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 중 황 상무의 투자를 거치지 않은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황 상무 이후 벤처투자 업계로 유입된 서울약대 출신 심사역은 십수 명 수준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최근 업계로 들어아 벤처투자 시장 일선을 누비는 팀장, 수석팀장 등 주니어 심사역들이다.
곽상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이사, 김요한 DSC인베스트먼트 팀장, 정은재 한투파 팀장, 이알음 IMM인베스트먼트 팀장, 정강하 SL인베스트먼트 과장, 천지웅 KTB네트워크 팀장, 김우영 KTB네트워크 팀장 등이 서울약대 동문이다.
또 최근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로 투자 분야를 전환한 데일리파트너스에도 서울약대 출신인 이승호 대표가 새롭게 취임했다. 이 대표는 제약사 연구원, 증권사 바이오 전문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 시장에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중요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바이오에 특화된 심사역을 채용하려는 벤처캐피탈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우후죽순 생겨나는 제약 바이오 벤처 중에서 유망한 곳을 발굴하기 위해 금융전문가보다 약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약 산업 경쟁 심화와 맞물려 비교적 손쉽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벤처투자 시장에 약대 출신 전문가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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