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우는 이노션, 오너 지분 추가 매각하나 [新공정법 후폭풍]'29.99%' 지분 강화된 기준에 다시 포함…재단 등 활용 가능성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29 09:53: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8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키로 하면서 이노션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앞서 이노션은 2013~2015년 공정위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100%였던 총수일가 지분율을 29.99%까지 떨어뜨린 바 있다. 하지만 현행 30%인 지분율 기준을 20%로 낮추는 개정안이 입법예고됨에 따라 추가 지분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2005년 5월 설립된 이노션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 계열사다. 자본금 30억원으로 시작한 이노션은 그룹 TV광고, 프로모션, 이벤트 등 마케팅 업무를 전담하며 사세를 키워왔다. 20여개국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등 영토확장에도 힘쓴 결과 2005년 350억원에 불과했던 연결기준 매출이 10년만에 1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원에서 900억원대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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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까지만 해도 이노션은 100% 오너 소유였다.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각각 40%씩 들고 있었다. 나머지 20%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몫이었다.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건 2013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도입되면서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그룹 계열사들이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고 대대적인 조사에 나섰다. 대기업집단 소속으로 △오너일가 보유지분이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이고 △내부거래가 연 200억원 또는 총 매출의 12% 이상인 업체들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노션은 대표적 일감수혜 계열사로 공정위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이노션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체 매출의 50%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2013년에도 별도기준 매출 3560억원 가운데 45%가량인 1580억원을 계열사들로부터 확보했다. 세부적으로는 현대자동차가 882억원, 기아자동차가 544억원 규모의 일감을 이노션에 맡겼다. 주로 수의계약, 지명경쟁입찰 등으로 거래가 이뤄졌고 대가는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됐다.
그룹 물량을 등에 업고 성장해왔기 때문에 내부거래를 축소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한 이노션은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낮추는 방안을 택했다. 2013년 정몽구 회장은 보유주식 전량을 현대차정몽구재단 등에 넘겼다. 최대주주였던 정의선 부회장은 2014년 보유지분 40% 가운데 30%를 모건스탠리PE,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아이솔라캐피탈 등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에게 넘겼다.
이듬해에도 정 부회장의 이노션 주식 처분은 계속됐다. 2015년 7월 이노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정 부회장은 구주 매출에 참여해 지분 10% 중 8%를 시장에 팔았다. 정성이 고문도 2015년 40%였던 지분율을 27.99%로 낮추며 정리 대열에 합류했다. 그 결과 2015년 말 이노션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29.99%로 규제 수준 이하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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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규제를 피하기 위해 3년여간 노력했지만 이노션은 또 다시 골머리를 앓게 됐다. 지난 26일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조사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은 30%에서 20%로 하향 조정된다.
이노션이 2015년 지분 정리를 마친 후 내부거래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는 점에서 그룹 물량을 연 200억원 혹은 매출의 12% 이하로 맞추기란 쉽지 않다. 2010년대 초반 1000억원대였던 내부거래액은 2015년 2000억원을 돌파한 이래 2016~2017년 24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전체 매출에서 그룹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40%대에서 지난해 60%으로 상승했다.
업계에선 이노션이 한번 더 지분 매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정 고문과 정 부회장이 처분해야 할 주식은 최소 77만9121주(9.99%)다. 28일 종가(5만7300원)를 감안하면 거래금액은 약 450억원이다. 과거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정몽구재단에 보유주식을 넘겼듯 정 고문과 정 부회장도 같은 방식으로 지분율을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이슈는 이노션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정몽구재단 등을 총수일가 지분 거래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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