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4위' 롯데엔터, '천만영화' 한 풀었다 [신과함께 투자 스토리]⑤2017·2018년 최대 흥행작 배출, 빅4 배급시장 '지각 변동'
정강훈 기자공개 2018-09-04 07:57:42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화 배급 시장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최근 기세가 무섭다. 4대 배급사 중 유일하게 천만관객 영화가 없었지만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끌이 천만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중소형 영화와 수입작품에서도 쏠쏠한 성과를 내며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다.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일찍이 CJ엔터테인먼트, NEW, 쇼박스와 함께 이른바 4대 배급사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타 배급사들이 도합 11편의 천만영화를 배출하는 동안 1000만 관객을 단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었다. 8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3년)'이 최고 흥행작이었다. 전반적인 흥행 스코어에서도 나머지 3개사가 엎치락뒷치락하는 동안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만년 4위'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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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는 같은 본부에 대형 영화관 체인인 롯데시네마가 있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형 유통망이 있었지만 배급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한동안 수익은 커녕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는 작품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의 신뢰 수준도 경쟁사들에 비해 떨어졌다.
이런 와중에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배급 전략을 수정했다. 애매한 블록버스터보다 중저예산 영화에 힘을 실었다. 제작비 자체를 떨어뜨려 BEP의 문턱을 낮추는 전략이었다. 박스오피스 1위를 경쟁작이 차지한다면, 직접적으로 맞붙기보다 2~3위를 노려 BEP 달성이 가능한 구조를 짰다.
중저예산 영화 중심의 배급 전략은 최근 영화 시장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제작비가 150억원이 넘어가면 최소한 500만명 관객은 동원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 흥행 대박에 성공해 1000만명을 동원하더라도 2배 수익에 그친다는 얘기다.
반면 100억원을 훨씬 밑도는 저예산으로 제작한다면 설사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적고 흥행하면 3배 이상의 수익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6년 쇼박스가 배급한 '럭키'다. 총 제작비 60억원이었던 럭키의 BEP는 180만명이었지만 최종 스코어는 그 3배인 약 700만명이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청년경찰'로 중저예산 영화의 성공사례를 써냈다. 청년경찰은 CJ엔터테인먼트의 '군함도', 쇼박스의 '택시운전사'와 비슷한 시기에 맞붙었다. 결과적으로 택시운전사는 1220만명, 군함도는 660만명, 청년경찰은 57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대작들 사이에서 선전한 청년경찰의 총 제작비는 불과 70억원으로 군함도의 4분의 1, 택시운전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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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의 성적이 뛰어오르면서 최대 기대작이었던 신과함께도 주목을 받았다. 신과함께는 원래 타 배급사에서 먼저 논의됐던 작품이었지만 최종적으론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을 맡게 됐다. 신과함께는 무려 400억원이 투입되는만큼 1000만 관객을 동원해야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천만영화 경험이 없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반드시 이를 실현해야 하는 영화를 맡게된 것이다.
2016년에 투자했던 투자사들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2017년부터 기세를 올리자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 신과함께 시리즈의 1편인 '신과함께:죄와 벌'은 14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배급사들의 1년 농사를 결정 짓는 최대 격전지, 연말 박스오피스를 휩쓸었다. 틈새 시장을 공략하던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전면전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올해도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흐름이 나쁘지 않다. 신과함께 2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이 120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한 국내영화 중에서는 유일하게 천만영화 타이틀을 얻었다. 유일하게 천만영화가 없었던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단숨에 2편의 천만영화를 배출해내며 배급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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