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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가능성 낮아" 정부 지원 여력은 변수로 [카타르 ABCP 후폭풍]터키 구제금융에도 부실 감내 가능..."KB, 카자흐銀 손실 불구 신용유지"

민경문 기자공개 2018-09-06 08:22:09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타르은행 정기예금 ABCP를 편입한 국내 펀드들이 잇따라 환매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만기 상환에 대한 우려감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터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더라도 카타르은행의 재무 지표는 이를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카타르정부의 지원 여력 감소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터키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서 문제가 된 카타르 4개 은행의 ABCP 규모는 6.7조원 정도다. 이를 편입한 MMF의 환매 금지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그 동안 신탁이나 펀드의 정기예금 ABCP 파킹을 받아주던 증권사들이 카타르 등 중동계 은행의 ABCP의 편입을 금지하면서 운용사들의 환매 금지 사태가 더욱 확산됐다"고 말했다.

일단 상당수 전문가들은 ABCP의 만기 상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정기예금 만기가 길어야 1년이고 Aa3~A3 등 카타르은행 4곳의 신용등급도 충분히 우량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35년간 카타르은행 예금자와 은행채권자에 상환 위기가 발생한 적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터키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 압력을 가져올 순 있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 카타르 국립은행(QNB)이 터키 5대 민영은행인 파이낸스뱅크(Finansbank)를 사들인 건 2016년. 인수 금액은 3조 4000억원 정도였다. 현재 QNB 자산 중 터키 관련 비중은 15% 수준으로 파악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터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각종 지급보증을 고려하더라도 카타르은행의 손실 규모는 최대 4조원 수준"이라며 "250조원 자산의 은행 입장에선 BIS 비율이 1~2% 정도 하락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근 카타르은행의 BIS 비율이 16%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14%대로 떨어진다고 해도 건전한 자본 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과거 KB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은행 인수를 비슷한 사례로 들기도 했다. 2008년 카자흐스탄 5위 은행을 1조원에 사들였지만 2016년 장부가액은 1000원으로 기재했을 만큼 손실 규모가 막대했다. 그는 "KB의 대표적 해외 진출 실패 사례로 꼽히지만 당시 KB의 신용도 저하를 지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터키의 금융시장 이슈보다는 카타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만기 상환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만약 미국과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란과 손을 잡기라도 한다면 전혀 다른 이슈로 번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국영은행 예금에 대한 카타르 정부의 지원 여력 변화와도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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