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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불닭' 수출 호조…오뚜기 잡을까 [식음료 명가 재발견]②상반기 라면 매출만 2340억…역대 최고실적 달성 전망

전효점 기자공개 2018-09-12 08:35:13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6일 09: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2340억원의 라면 판매고를 달성하며 경쟁사 오뚜기와의 거리를 좁혔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지난해 국내외에서 총 5000억원대 초반의 라면 매출을 기록한 오뚜기를 연내 따라 잡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자체적으로도 올해 역대 최고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60개국서 1600억원 팔린 불닭볶음면

긴 정체기를 뚫고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삼양식품의 실적은 불닭볶음면 판매고와 궤를 같이 한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2016년부터 해외 수요를 중심으로 매출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삼양식품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기 시작했다. 2016년 1420억원이었던 불닭볶음면 매출은 지난해 25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1590억원어치 판매됐다.

불닭볶음면은 출시 이듬해인 2013년부터 수출을 개시했지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것은 SNS에 제품이 소개된 2016년 이후였다. 이에 따라 2015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불닭볶음면의 수출 실적은 2016년 660억 원으로 560%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1750억원을 기록하면서 16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약 930억원 규모 수출을 달성하면서 880억원 규모였던 지난해 상반기 삼양식품 전체 수출 실적을 가뿐히 뛰어 넘었다.

국내 매출의 경우 2014년 799억원, 2015년 657억원, 2016년 760억원, 지난해 75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라인업 확대 효과로 상반기에만 660억원을 기록하면서 급증했다.

불닭볶음면은 전세계 60개국에 직접 수출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해외 수요의 약 50%는 중국, 30%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나온다. '라면 격전지'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수출 초기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해왔던 삼양식품의 전략이 주효했다. 삼양식품은 2014년 KMF 할랄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MUI 할랄 인증을 받았다. 지난 6월부터는 베트남 1위 유통사업자인 사이공쿱 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시장 진출도 본격화했다.

신규 시장인 일본의 경우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가 많아 수출이 쉽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유튜브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삼양식품은 최근 개발된 매운맛을 낮춘 까르보불닭볶음면과 짜장불닭볶음면은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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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으로 재탄생한 삼양식품…지난해 라면 5000억원 판매 '오뚜기 ' 잡을까

전통적으로 삼양식품의 매출 대부분을 구성하는 것은 라면이다. 유가공업과 스낵사업 등으로 다각화된 구조는 오래전부터 유지해오고 있지만 라면 외 부문에서 이렇다 할 히트작은 없었다. 라면 사업 중에서도 내수 매출이 월등히 많은 전통적인 내수 중심 식품기업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히트를 치면서 라면 사업부문의 국내 실적과 해외 실적은 완전히 역전됐다. 해외 매출이 급등하면서 라면 매출 90%를 의존하던 내수시장의 비율은 50%로 낮아졌다. 내수 매출이 정체를 거듭함에도 라면 사업부 전체 매출은 2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으로 인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양식품 라면사업부 매출의 70%, 수출 매출의 90%, 전체 연매출의 64%는 불닭볶음면에 의존한다.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은 2340억원인데 이같은 추세로라면 라면으로 올해 5000억원 매출 달성도 가능하다. 라면 시장에서 삼양식품에 앞서 시장점유율 2위를 보이고 있는 오뚜기는 지난해 기준 내수와 수출을 합해 5000억원대 초반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수 수요가 90% 이상인 오뚜기 라면 매출 특성상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는 뒤쳐질 수밖에 없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오뚜기로부터 판매고 2위를 탈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느때보다 높아졌다.

매출구성
*삼양식품 매출 구성.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길게 이어가기 위해 라인업 확장 전략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커리불닭', '까르보붉닭' 등으로 플레이버(flavor)를 다각화하면서 각국 현지 소비자들 입맛에 최적화된 버전의 불닭볶음면을 개발해왔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커리불닭볶음면으로 승부를 걸고, 중국 시장을 위해서는 마라불닭볶음면 등의 전용 제품을 기획하는 식이다. 2012년 국내 출시 당시 단일 품목이었던 불닭볶음면은 현재 9개까지 종류가 늘어난 상태다.

라인업 확장은 신제품 출시에 맞먹는 효과를 냈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매출은 3년째 성장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출시 한 달 만에 봉지면 800만개와 용기면 400만개가 팔리면서 인기몰이에 나선데 이어 올해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매출액은 증가함에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원아이템 리스크'를 고민하게 한다. 삼양식품 역시 불닭볶음면을 이을 차세대 성장 동력을 고심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부문에서도 불닭 비중이 높아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다른 현지화된 제품 출시를 준비해왔고, 내달부터 현지에서 판매될 예정"면서 "앞으로는 '불닭볶음면' 브랜드가 아니라 '삼양'이라는 브랜드를 육성해 장기적인 수출 확대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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