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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적대적 인수 환경 조성 중" [THE NEXT]로빈 후앙 홍콩 중문대 교수

피혜림 기자공개 2018-09-20 16:39:25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0일 16: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대상 기업 증가, 인수자본 증가, 주가하락 등으로 최근 중국에서는 적대적 인수에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중국에서는 적대적 인수에 대한 엄청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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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in Huang 홍콩 중문대 교수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열린 'The NEXT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세션3 : 'Corporate Governance and Capital Markets'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로빈 후앙(Robin Huang) 홍콩 중문대 교수(사진)는 20일 머니투데이 더벨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기업 지배구조의 글로벌·지역적 트렌드'라는 주제로 공동으로 개최한 '2018 더벨 글로벌 콘퍼런스 THE NEXT'에서 이같이 밝혔다.

로빈 후앙 교수는 지난 2015년말 시작된 '바오냉(BaoNeng) 대 반케(Vanke)' 사건으로 중국 내 상장사들이 적대적 인수 가능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반케는 중국의 부동산 개발 회사로, 최대 주주가 총 20%(후아룬 15.29%, 경영진 4.14%) 수준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탓에 바오냉의 적대적 인수 대상이 됐다.

바오냉은 반케 회장의 인수 거절에도 계속 주식을 사들였다. 바오냉은 25% 주식을 보유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지만 2016년 말 중국 금융당국의 처벌로 인수에 실패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업 자본을 인수자금으로 사용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로빈 후앙 교수는 반케 사건의 원인으로 세 가지를 지목했다. 2005년부터 이어진 중국 금융당국의 주주구조 개혁으로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감소하자 적대적 인수 타깃 기업이 증가했다. 최근 몇년 간 보험업 등을 통해 인수 자금 또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2015년 중국 증권 시장의 조정으로 반케의 주가가 떨어진 점 또한 적대적 인수의 원인이 됐다.

반케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은 적대적 인수에 유리한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로빈 후앙 교수는 적대적 인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활성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상장사들은 이미 방어에 나섰다. 반케 사건 이후 정관에 방어조치를 넣기 시작했다. 20% 이상의 지분 매입 시 허가를 받도록 하거나 경영진 해임을 어렵게 만드는 등의 방식이었다.

법적 규제 또한 갖춰지기 시작했다. 2006년 마련된 인수조치에서는 인수 기업의 방어행위에 대한 사항들이 포함됐다. 중국 금융당국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싱가포르, 홍콩, 호주 등의 체제를 따왔다.

이에 대해 로빈 후앙 교수는 "중국은 적대적 인수 방어에 대해 여러나라의 경험을 취합해 사용할 만큼 개방적이지만 여러 조항이 어떻게 잘 적용될 지가 관건"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데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발표 전문>

중국에서의 적대적 합병 관련 트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적대적 인수는 오랫동안 효과적인 기업 지배구조 매커니즘으로 꼽혀왔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적대적 인수가 많지 않아 홍콩을 포함한 미국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중국 본토 상황을 말하자면 '늑대가 오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과거에 없던 적대적 인수 행태가 등장하고 있다.

먼저 바오냉(BaoNeng) 대 반케(Vanke) 스토리를 말하고자 한다. 시작은 3년전이지만 전체 이야기는 2년째 진행 중이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 회사 반케는 지배구조가 분산된 상장사다. 6명의 주주가 전체 지분의 3%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말 사건이 시작될 당시 반케 회장님은 다른 최대 주주인 중국 국영기업 후아룬(Huarun)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후아룬이 15.29%의 지분을 소유했고 이어 경영진이 4.14%를 보유했다. 총 20% 수준의 지분으로 이 정도 회사에서 주요 주주가 된다는 것은 중국에서도 드문 사례다. 중국은 국영기업과 대기업이 많아 지배주주 중심으로 소유가 집중화되는 성향이 있다.

반케는 소유지분이 분산돼 있다는 게 특징적이었다. 그래서 적대적 인수의 대상이 됐다. 만약 최대 주주가 50% 이상의 지분을 가졌다면 감히 인수하려는 마음을 못 먹었을 것이다. 바오냉은 반케 전체 주식의 25% 물량을 매입했다. 바오냉은 자산관리 상품을 통해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보험회사다.

이 사건이 적대적 인수건이 된 건 반케 회장이 인수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당시 반케를 인수하고자 했던 바오냉의 신뢰성이 의심스럽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바오냉은 시장에서 계속 반커 주식을 매입했다. 그러다 선전시 정부가 소유 중인 국영기업 선전매트로(Shenzhen Metro)와 동맹을 맺었다. 그 후 에버그란데 그룹이 개입해 반커 주식 15%를 인수하며 전체 상황이 복잡해졌다.

바오냉은 주식을 25%까지 매집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 사건이 벌어진지 1년가량이 지나 반전이 일어났다. 2016년 11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위원장이 이 딜에 대해 엄격한 코멘트를 했다. '자산운용사는 이렇게 불량배처럼 행동해서는 안 되고 악마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돈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해충 같은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언어를 쓰며 규제 의사를 밝혔다.

한달 후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CIRC)은 바오냉 회장에게 80만RMB 수준의 벌금형을 내렸다. 10년 간 보험업 종사도 못 하게 했다. 이런 처벌은 적대적 인수에 대한 대가라기보다는 보험업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보험사업의 자본을 다른 기업 적대적 인수에 쓰려고 하자 개입한 것이다. 인수 자금으로 보험 펀드를 이용한 게 규제당국의 눈에 문제가 됐다.

결국 거래는 실패했고 바오냉은 선전매트로에 주식을 매각했다. 바오냉은 여전히 조금씩 반커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주식을 가지고 있지만 의결권 행사는 안 하는 중이다.

이 사례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잘 알려진 적대적 인수 사례다. 이 사건으로 중국 상장사 사이에서 적대적 인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이에 방어를 위해 회사 정관에 잠재적인 인수자들을 물리치려는 취지의 정관을 넣기 시작했다.

반커는 중국에서 굉장히 좋은 회사로 꼽히고 현금 또한 많이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중국 시장이 크게 조정되면서 이 기업의 주가가 떨어져 적대적 인수의 목표물이 됐다. 게다가 당시 최근 몇년 간 보험업, 온라인 보험사업, 금융사업 등을 통해 적대적 인수를 위한 자본금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2005년부터 CSRC의 주주구조 개혁으로 상장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율 중앙값 또한 점차 감소하고 있었다. 이에 중국 상장기업 중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주주 비중이 줄었다. 지배주주의 지분 비중이 10~29% 사이인 기업이 늘자 이들이 적대적 인수의 대상이 됐다. 최대 주주 지분을 절대 금액치로 보면 30~49% 사이의 비중 또한 늘고 있다. 즉 더 많은 중국 상장 기업들이 잠재적으로 적대적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읽어볼 수 있다. 인수대상 기업 증가, 인수자본 증가, 주가하락 등 적대적 인수에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최근 중국에서는 적대적 인수에 대한 엄청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적대적 인수를 많이 하는 게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논의는 법적 틀에도 반영되고 있다.

법적 틀로는 증권법, 회사법과 2006년 나온 인수조치 및 규제들이 있다. 증건법과 회사법은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내용만 나와있어 적대적 인수와 관련해서는 세부적인 영향이 적다. 2006년 인수조치들이 더 중요하다. 여기에 인수 방어와 관련된 세 가지 조항이 있다.

8조는 방어행위 시 인수기업의 성영선진은 선관의무를 준수해야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비슷한 규제다. 미국은 타깃 기업은 선관의무 내에서 자유롭게 적대적 인수에 대한 방어행동을 할 수 있다. 33조는 특정 방어활동에 대해서는 주주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조항이다. 영국과 싱가포르, 홍콩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규제다. 10조는 인수위원회 설립이다. 이건 호주 체제와 비슷하다.

중국은 적대적 인수 방어에 대해 여러나라의 경험을 취합해 사용할 만큼 개방적이다. 여러 조항이 어떻게 잘 적용될 것인기가 관건이다. 예를 들어 선관 의무는 이해하기도 애매한 개념이다. 미국의 개념을 그대로 중국에 적용하는 것도 어렵다. 미국기업 대비 중국기업이 선관 의무를 더 충실히 한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런 조항들이 있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제 반케 사례 이후 상장사들이 적대적 인수 위험에 대비해 정관에 넣은 예방조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20% 이상을 사고 싶으면 허락을 받으라고 해 인수기업의 지분인수를 어렵게 만들었다. 현지 경영진 해임을 어렵게 하는 조항도 있고 회사의 지분율을 몇 퍼센트 이상 소유하고 있더라도 경영진 교체를 위해서는 몇 년 기다려야 한다는 조항을 넣는 방식이다. 경영진 교체에 대한 유인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허용되는게 맞느냐에 대한 질문이 생길 것이다. 주주들이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계약에 조건을 두는게 맞을까. 이 외에도 정관에 들어가는 인수 방지 조항은 다양하고 어떤 것은 허용이 되겠지만 어떤 것은 고민이 되는 상황이 많이 존재한다.

앞으로 중국의 적대적 인수상황이 어떻게 될 지 추측하진 않겠다. 일단 적대적 인수가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활성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미 적대적 인수에 대한 방어 체계들은 갖춰지고 있다.

현재 중국의 규제 환경은 적대적 인수를 달가워하진 않는 상황이다. 앞선 반케 사건도 결국 적대적 인수가 규제 당국 개입으로 좌절된 사례다. 특히 보험사들이 보험사업 자금을 가지고 적대적 인수에 쓰는 걸 점점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중이다. 물론 앞으로 시도하려는 기업은 있을 수 있지만 은행업이든 인터넷 금융 쪽이든 해당 방면에서 얻은 자금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적대적 인수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이 있을 것이다. 반케 사건의 경우 국영기업의 통제를 받았는데 이제 반케의 주요 주주는 국영 기업이 아니다. 그럼 미래에는 적대적 인수 대상으로 국영기업을 택하는 게 좋은가 아닌가를 생각해야 한다. 왜 규제 당국이 마지막 순간에 개입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반케는 2년에 걸쳐 진행됐다. 처음에는 규제 당국이 별로 개입을 안했다. 그럼 왜 규제 당국은 처음부터 개입하지 않았을까. 왜 2년이나 기다렸다가 개입했을까 등에 대해 추측하게 만든다.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 없다. 이는 법적 정책과 관련된 질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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