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21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생산 공장을 둔 프랑스계 완성차 업체 르노그룹이 캐피탈 자회사를 통해 국내에서 외산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산공장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곳 생산 차량의 비중은 줄고 있다.

르노삼성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프랑스 본사로 배당하고 있는 가운데, 특수관계사의 판매 기여도도 줄고 있어 노조의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르노삼성 도미닉 시뇨라 대표이사 사장은 자동차 금융 전문가로 통하는 해당 캐피탈사의 지배기업 출신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특수관계사 알씨아이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하 르노캐피탈)가 국내에서 개인에 대한 외산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르노캐피탈은 자동차 판매로 지난해 294억9300만원의 리스실행액을 기록했지만 국산차 판매에 따른 실행액은 전체의 20.0% 수준인 58억8600만원에 그쳤다. 나머지는 모두 외산차 리스실행액이다.

이는 한해 전과 비교해 국산차 비중이 대폭 줄어든 결과다. 르노캐피탈은 2016년 리스실행액 총 386억4200만원 중 43.9%를 국산차 판매에서 거둬들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대비 국산차 리스실행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60%를 밑도는 수준이다.


르노캐피탈은 르노삼성과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닛산, 인피니티의 할부·리스 판매에 수익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주요 고객층은 사업자지만 최근 몇년 간 개인 비중이 확대해 가는 모습이다. 2013년 연간 리스취급액 중 한자릿수에 불과하던 개인 비중이 해마다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25.6%까지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개인에 대한 외산차 판매가 르노캐피탈의 성장 동력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산차 관련 리스실행액이 전년대비 20%포인트 넘게 줄었지만 영업수익은 이 기간 1641억5400만원에서 1935억8300만원으로 17.9% 성장했다.

이렇게 르노캐피탈이 벌어들인 이익은 모두 프랑스 지배기업인 르노그룹으로 돌아간다. 르노캐피탈은 르노그룹의 금융계열사인 RCI방끄(RCI Banque S.A)가 지분 전량을 쥔 100% 자회사다. 지난해의 경우 당기순이익 대비 92.6% 수준인 299억9600만원을 주주에 배당했다. 한해 전 유보금까지 합해 당기순이익의 135.0%인 405억600만원을 배당한 데 이어서다.

이처럼 높은 배당성향은 르노삼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르노삼성은 2016년 당기순이익을 전액 배당한 데 이어 지난해는 당기순이익 중 70.0%인 2135억800만원을 주주에 배당했다. 다만 르노삼성의 경우 르노그룹(Renault Group BV)과 삼성카드가 각각 79.9%, 19.9%의 지분을 나눠 쥐고 있어 20% 가량이 삼성카드로 배당됐다.

양사는 프랑스 르노그룹을 지배기업으로 하는 특수관계사이지만 국내에선 최대주주가 달라 사실상 별개 기업으로 취급된다. 이에 따라 현행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양사 간 유일한 직접적 연결고리는 인사다. 르노삼성에서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르노캐피탈의 지배기업인 RCI뱅크(RCI Bank & Services)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현재 르노캐피탈에서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상우 전무도 르노삼성 출신이다.

양사는 국내 내부거래 규제에서 자유로운 데다 인사 교류 등을 통해 사업적 시너지가 가능한 구조지만, 르노캐피탈이 해외 공장에서 생산되는 인피니티 등 일본 차량 판매 위주로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 노조의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6년 하버 리포트(Harbour Report)에서 전 세계 자동차 공장 중 8위에 오르는 등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지만, 지난해 '기본급 15만원 인상·성과급 약 400만원 추가 지급' 등 요구가 사측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파업 직전까지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