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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로직스, 삼성 협성회 가입…LG출신 오너의 '숙원' ②삼성공급 5년 만의 성과…김원남 대표, LG일감으로 사업기틀 마련

이경주 기자공개 2018-10-02 08:00:00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7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메라모듈 업체인 파워로직스는 올해 삼성전자 우수협력사들의 모임인 '협성회' 가입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한지 6년만의 쾌거다. 협성회 가입은 오너인 김원남(사진) 대표가 LG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뜻깊다. 김 대표는 LG반도체를 다니다 탑엔지니어링이라는 장비사를 창업해 독립했다. 초기엔 LG일감으로 사업 기틀을 닦았다. 후에 파워로직스를 인수해 삼성 대표 협력사로 키워냈다.

김원남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파워로직스는 올해 4월 삼성전자 협성회에 가입했다. 협성회는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가 관리하는 1차 협력사 모임으로 가입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상생협력센터는 매년 1차 협력사의 거래 규모와 품질 등 종합평가를 통해 회원사를 선정한다. 한해 대략 하위 10~20% 정도의 회원사가 물갈이 된다. 지난해 기준 회원사는 149개다.

회원사가 되면 누리는 혜택도 크다. 안정적인 삼성 일감을 확보할 수 있고 차세대 기술에 대한 정보 공유도 가능해진다. 글로벌 기업이 인정한 협력사라는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도 있다. 이밖에도 CEO나 창업 2세에 대한 교육과 상생협력 프로그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파워로직스는 단기에 협성회 진입에 성공했다. 파워로직스는 2012년 12월 삼성전자 1차벤더로 지정돼 삼성전자에 납품을 한 기간이 5년여 밖에 되지 않는다. 1차 협력사 중에는 삼성전자와 거래 이력이 10년이 넘지만 협성회에 들지 못한 곳들도 있다.

김 대표 입장에게도 뜻깊은 성과다. 김 대표는 LG맨 출신으로 LG일감으로 초기 사업기반을 다졌다. 김 대표는 1960년생(만 58세)으로 한양대 물리학과를 나와 1985년부터 1993년까지 8년 동안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기술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1993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사인 탑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친정인 LG일감으로 탑엔지니어링을 키웠다. 탑엔지니어링은 LG디스플레이(LGD)가 주요 고객사로 LCD(액정표시장치) 생산공정에 필요한 디스펜서(Dispenser)와 기판절단기(Glass Cutting System. GCL), 다이렉트 본딩 시스템(Direct Bonding System) 등 장비를 납품해왔다. 2000년 10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760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원에서 151억원이 됐다.

김 대표는 장비사업 만으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고 봤다. 장비는 대표적인 싸이클 사업으로 고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렸다 없어지는 상황이 반복된다. 실제 탑엔지니어링은 2011년 1535억원이던 매출이 2012년 641억원으로 반토막이 난 적이 있다. 김 대표는 고객 수요가 꾸준한 부품사업을 눈여겨보다가 2009년 탑엔지니어링을 통해 파워로직스를 인수했다.

김 대표는 파워로직스 인수 초기인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 동안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겼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김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해 현재까지 직접 경영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탑엔지니어링 대표직도 겸직하고 있다. 삼성전자 1차벤더 지정과 협성회 가입은 모두 김 대표가 이룬 성과다.

김 대표는 모회사 탑엔지니어링를 LGD의 협력사로, 자회사 파워로직스를 삼성전자의 대표 협력사로 키워냈다. 국내 협력사 중에서 삼성과 LG로부터 두루 신뢰를 받는 곳은 드물다. 삼성과 LG가 경쟁관계에 있는 탓에 협력사들도 보통 한 곳과만 거래관계를 유지한다. 그만큼 김 대표가 일군 회사들이 기존 관례를 깰 정도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탑엔지니어링에 대해선 한상범 LGD 부회장의 신뢰가 깊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IMID 2017)에서 탑엔지니어링 부스를 방문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용 검사장비 국산화를 주문했다. LGD는 지난해부터 LCD에서 OLED로의 대대적인 사업전환에 나섰는데, OLED시대에서도 탑엔지니어링이 파트너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모습이다.

파워로직스 역시 삼성전자 신뢰가 깊어지고 있다. 파워로직스는 과거엔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을 납품했지만, 지난해부턴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전면 카메라모듈을 메인벤더 지위에서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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