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27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은 추석 연휴를 앞둔 21일 무더기 정정공시를 했다. 2013년부터 5년 간에 해당하는 사업보고서와 올해 들어 제출한 분기·반기 보고서에 대한 정정 기재 공시였다. 정정 공시는 모두 7건에 달했다.주주에 관한 사항 중 주식 소유현황 정정이 주를 이뤘다. 단순 지분율 산정방법 오류 및 추가사항으로 인한 기재 정정이 많았다. 눈에 띄는 것은 5% 이상 주주 가운데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신영자산운용이다.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정 이전 5% 이상 주주에는 외국계 기관투자가 2곳이 이름을 올렸다. 정정 이후에는 외국계 기관 1곳이 빠지는 대신 국민연금과 신영자산운용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정정 사유는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지분율에 포함하면서 발생한 오류 때문이었다. 의결권 있는 주식수 대비 비율로 작성하기 위해 우선주만 보유하고 있던 외국계 기관을 제외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보유하고 있던 기관 지분율은 우선주를 제외하고 다시 산정했다. 그 결과 5% 미만처럼 보였던 국민연금과 신영자산운용의 지분율이 높아진 것이다.
정정된 보고서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2015년 말 기준 남양유업 지분 5.06%를 보유했다. 2016년 말 기준으로는 7.09% 수준으로 올라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4.67%로 내려가기도 했다. 올 반기말 기준으로는 6.22%의 지분율로 5% 이상 주주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4년 동안 꾸준히 남양유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영자산운용은 가치투자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기업의 수익이나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곳에 장기투자한다. 남양유업 주가는 2013년 대리점 갑질사태 이후 크게 하락했다. 2013년 100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이듬해 말 6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주가는 60만원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남양유업의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에 기인한다. 2013년 대리점에 물건 밀어내기(강매)를 한 것이 알려지면서 갑질회사라는 오명과 함께 지금까지 소비자 불매운동을 당하고 있다. 2016년 41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51억원으로 약 87%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서울 한남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520억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실적 부진이 몇 년간 지속되는 가운데 무차입경영 기조를 이어나가기가 힘들어 유휴자산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금은 예비 유동성 확보 내지는 신규 투자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은 2010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해 식품업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고, 당시 영업이익률은 5%를 웃돌았다. 뒤늦게 진출한 커피믹스 시장에서도 점유율 2위에 오르는 등 2013년 갑질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매출 2조원을 바라보던 우량기업이었다. 남양유업이 장기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신영자산운용의 뚝심 있는 장기투자에 부응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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