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주, 1년만에 매출 8배 '폭풍성장' [신세계 신사업 점검]⑨그룹 유통망 지원에 '푸른밤' 히트…외형확대 우선 정책
박상희 기자공개 2018-10-11 08:30:52
[편집자주]
신세계그룹이 대형마트, 백화점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발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한계에 부딪친 유통업계에서 신세계그룹은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신사업과 그 성과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1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의 유통 채널을 등에 엎은 제주소주가 폭풍성장하고 있다. 제주소주가 지난해 9월 출시한 '푸른 밤'은 올 상반기 매출액만 2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하기 이전 1년 매출(1.6억원)의 12배가 넘는다.눈부신 매출 성과에 비해 수익성 개선은 요원한 상태다. 인수 이전 30억원 규모였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59억원으로 2배 커졌다. 매출이 증가하는 만큼 손실 폭도 확대되고 있다. 모기업인 ㈜이마트의 수혈(유상증자)에 기대 일단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 유통 '공룡' 신세계 판매채널의 힘…푸른밤 출시 1년, 매출 30억
㈜이마트는 2016년 12월 제주소주 지분 100%를 189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이후 제주소주의 매출 신장세는 가파르다. 인수 이듬해인 2017년 매출액은 11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이 1.6억원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인수 1년 만에 8배 이상 성장했다.
'정용진 소주'라고 불리는 '푸른 밤'이 출시 초기부터 히트를 친 게 주효했다. 제주소주의 지난해 반기 매출액은 38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10억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무섭게 매출액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푸른밤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푸른밤은 2016년 12월 제주소주 인수 이후 9개월 만에 출시됐다. ㈜이마트에 인수되기 이전 2014년 출시했던 '산도롱'과 '곱들락'은 단종됐다. 푸른 밤 소주 2종(긴밤·짧은 밤)만으로 일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이 벌써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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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의 가파른 성장세는 신세계그룹의 판매 채널 힘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현재 푸른밤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이마트 에브리데이△트레이더스 △이마트24 등 신세계 계열 판매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제주소주 관계자는 "편의점 이마트24는 주인이 물건 발주를 하기 때문에 푸른 밤을 판매하지 않는 곳도 일부 있다"면서 "이마트24를 제외하면 신세계그룹의 대부분 판매 채널에서 푸른밤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은 광범위한 유통망을 확보한 대기업이 경쟁 우위에 설수밖에 없다. 제주소주는 제주도를 기반으로 유통망을 확보해서 육지 판매는 요원한 상태였다.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전체 판매량 가운데 제주도 비중은 30%로 감소한 반면 육지 판매는 70%로 증가했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권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제주소주 판매 점유율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신세계그룹 채널을 제외한 일반 채널 판매도 점차 증가 추세다. 9월 기준 일반 채널 판매 비중이 출시 초기 8%에서 현재 45%를 넘을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 하나로마트,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신세계그룹 이외 판매 채널에도 푸른 밤이 입점돼 있다.
◇ 외형 성장 '초점'…㈜이마트, 유상증자로 실탄 지원
제주소주는 신세계그룹의 강력한 유통망과 판매채널에 힘입어 매출 규모를 급속하게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수익성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매출액이 증가하는만큼 매출원가도 뛰면서 매출총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도 커지고 있다.
제주소주 매출액은 2016년 1억6600만원에서 2017년 1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9억8000만원에서 26억원으로 뛰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영상황이 지속되면서 매출총손실 규모도 8억2000만원에서 14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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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이 ㈜이마트에서 제주소주를 인수한 이후 선보이는 첫 제품이다보니 마케팅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제주소주가 광고선전비로 사용한 금액은 2016년 890만원 수준에 그쳤는데 이듬해 10억원으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판관비는 같은 기간 11억원에서 45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판관비의 4분의 1 가량이 광고선전비로 사용됐다.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덩달아 증가하면서 영업손실 폭은 확대됐다. 2016년 19억원에 그쳤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59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또한 22억원에서 64억원으로 증가했다.
제주소주가 대규모 손실과 적자 폭을 감수하면서도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수 있는 건 모기업인 ㈜이마트의 지원 때문이다. 제주소주는 7월 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를 공시했다. 기존주주인 ㈜이마트가 100% 신주를 인수하는 구조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주소주의 흑자전환 시기 등을 목표로 정해놓진 않았다"면서 "우선은 제주소주와 푸른밤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 매출 확대 등 외형 성장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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