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의 진화는 어디까지…증권사 인수에 병원까지? [간편 결제 시장 점검]③금융사업으로 수수료 수익 노려…제휴 통한 추가 금융 서비스도 준비
정유현 기자공개 2018-10-11 08:07:08
[편집자주]
2015년부터 개화한 간편 결제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 난립하던 ICT분야 간편 결제 사업자는 네이버·카카오·페이코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간편결제는 금융과 ICT, 유통을 아우르며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간편결제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도 관심사다. 페이 사업의 현 주소와 미래 전략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0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로 올라서며 금융업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주요 주주인 알리페이의 성장 방식대로 증권사 인수를 통해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카카오뱅크, 두나무 등의 계열사들과의 금융 사업 시너지도 기대된다. 알리페이의 전략대로라면 향후 카카오가 금융 사업을 넘어 의료비 결제, 클라우드 컴퓨팅 등 노하우를 응용한 인터넷 의료 시스템인 '미래병원'사업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 증권업 라이선스 확보해 금융 사업 진출…유료 금융 서비스 연내 출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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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뛰어든 것은 단순 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 상품을 판매하거나 자산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수수료 수익을 얻어 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현재의 카카오페이의 사업 구조가 결제 서비스에 편중돼 있는 만큼 향후 추진할 IPO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도 금융업 진출 등으로 수익성 있는 모델을 구축해야한다.
금융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금융 당국의 인가를 받는 것이 필수다. 자산 운용을 직접하지 않고 자산운용사에 맡기더라도 상품 판매를 위한 인가를 취득해야한다. 이를 위한 빠른 방편 중 하나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를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라이선스를 확보해 시간을 단축했다.
회사는 준비 작업을 마치는대로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 심사가 통상 2개월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인수 작업은 내년 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뿐 아니라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 여타 금융권과의 파트너십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카카오페이 플랫폼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살린 다양한 분야의 금융 서비스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인수 작업과는 별개로 연내 준비중인 유료 금융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나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처럼 금융권과 제휴를 통해 소액투자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개설하는 방식 등이 예상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결제, 송금, 청구서 등의 생활 금융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 금융 비즈니스를 폭넓게 모색해왔다"며 "구체적인 것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연내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페이 성장 수순 밟는 카카오페이…공동체 시너지 통해 사업 확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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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서비스 발전 단계는 알리페이의 성장 과정을 보면 유추가 가능하다. 지난해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는 앤트파이낸셜로부터 카카오페이가 23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하며 더욱 구체화됐다.
중국은 2014년부터 IT기업이 인터넷사업에 다양한 사업을 연계해 사업을 확장시켰다. 가장 선두에 선 업체는 알리페이를 필두로 보험, 은행, 재테크 상품 등을 출시하며 다양한 영역에 진출한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로 결제하고 남은 자투리 금액을 모아 운용하는 '위어바오'를 출시하며 핀테크 리더로 등극했다. 위어바오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같은 단기 상품을 구조화한 금융 상품이다. 고객의 여유 자금을 톈훙(天弘)자산운용이 운영하는 통화펀드에 위탁·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알리바바는 톈홍 자산운용의 주요주주다.
알리페이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큰돈을 알리페이 계정에 넣었고 타오바오나 T몰 등에서 쇼핑 후 남은 잔액을 활용해 위어바오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의 전략도 충전된 상태로 머물고 있는 금액을 CMA나 MMF에 투자하도록 연결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가 공략하는 주 타겟층도 알리페이와 비슷하다. 카카오페이는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 등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서민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 위어바오도 '빠링허우'(1980년대 출생자)와 지우링허우(1990년대 출생자)가 투자자의 70%이상이 청년층이다.
선불 충전식 카드를 활용한 펀드는 시장을 뒤흔들어놓은 위어바오는 지난해 기준 운용자산이 1656억 달러(약 187조원)로 JP모건을 제치면서 세계 최대의 MMF펀드로 올라선 바 있다.
이후 알리페이는 엔터테인먼트 영화나 게임에 투자하는 위러바오라는 소셜 펀드상품도 출시했다. 소액 대출과 온라인 보험 사업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정부의 인가를 받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도 출범시키며 온라인 금융에 깊숙이 발을 들였다.
카카오페이는 계열사 카카오뱅크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을 이미 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모든 금융을 구현하는 생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흑자전환 후 기업 공개를 계획하고 있는만큼 카카오페이의 추가적인 기업 인수합병(M&A)도 기대할 수 있다.
금융 사업을 넘어 다양한 산업계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보다 핀테크 시장이 성장한 중국의 IT 기업은 간편 결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의료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알리페이는 향후 5~10년 내에 인터넷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환자 중심의 모바일 스마트진찰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알리페이를 통해 병원 의료 서비스 이용 전 과정(진료예약, 검사결과 수령, 진료비 지불, 처방전 수령)에 필요한 정보와 결제 솔루션을 제공한다.
카카오가 4400만 명의 카카오톡 회원을 기반으로 헬스 케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알리페이의 전략대로 성장한다면 카카오페이의 시스템을 통해 카카오 이름을 건 미래 병원이 출범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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