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 '타업종 대주주' 메리트와 한계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③최대주주 엠케이전자와 시너지 없어, 차정훈 회장 건설업에 '무한애정'
이승우 기자공개 2018-10-12 08:52:10
[편집자주]
금융위기 이후 열위한 시행사를 대체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개발형 신탁, 즉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신탁회사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과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 등으로 최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재무구조와 사업현황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0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신탁의 대주주는 엠케이인베스트먼트로 지분율이 24.25%다. 엠케이인베스트먼트는 엠케이전자가 출자한 회사로 엠케이전자가 직접 보유한 지분 9.82%를 합치면 실질적인 지분율은 34.08%가 된다. 반도체 기초 전기 재료를 주로 생산하는 전자회사가 부동산 금융회사의 최대주주인 셈이다.부동산업과 무관해 보이는 전자회사가 대주주이다보니 사업 시너지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엠케이전자의 대주주인 오션비홀딩스의 과거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없다. 게다가 한국토지신탁 스스로도 동부건설 인수자금 상당부분을 책임지면서 건설업과 신탁업의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최대주주 엠케이전자와 시너지는 '글쎄'..동부건설 인수 참여로 극복
1996년 LH공사의 100% 출자로 설립된 한국토지신탁은 2010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서 민영화의 길을 걸었다. 엠케이전자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이전 사모펀드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가 지분 31.4%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3년 엠케이전자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즈음 LH공사도 주주명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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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말 현재 한국토지신탁의 최대주주는 엠케이전자로 엠케이인베스트먼트 지분을 합쳐 지분율 34.08%를 기록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지분 13.8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민연금공단도 6.1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6.64%, 신영자산운용 6.0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엠케이전자를 제외한 5% 이상 주주들은 경영참여 목적보다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분류해도 무방, 한국토지신탁은 사실상 엠케이전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얼핏 보면 엠케이전자와 한국토지신탁과의 사업 시너지는 없어 보인다. 삼성전자 등에 주로 소재를 납품하는 전자회사와 부동산신탁업과는 연결 고리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엠케이전자의 최대주주인 오션비홀딩스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오션비홀딩스는 엠케이전자(24.08%)와 ㈜만훈 등 자회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로 과거 거암개발이 전신이다. 거암개발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했던 곳이다.
거암개발은 과거 진흥기업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전북 전주 소재 ㈜신성건설을 통해 진흥기업 인수를 시도했고 ㈜신성건설은 현재도 오션비홀딩스의 기타 특수관계 회사로 남아 있다.
게다가 오션비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차정훈 회장은 한국토지신탁 인수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동부그룹이 동부건설을 매각할 당시 한국토지신탁을 통해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물론 펀드의 재무적투자자(LP)로 참여했지만 신탁회사와 건설사간 시너지를 고려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한국토지신탁이 벌이고 있는 차입형신탁 사업에 동부건설이 여러건 참여하고 있고 향후에도 더 적극적으로 시너지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정훈 회장, 본업이 건설업…재매각 가능성은
개인 오너의 확실한 지원 의지와 신속한 의사결정은 한국토지신탁이 업계 1위를 지킬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이다. 과거 LH가 대주주였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 회장의 한국토지신탁에 대한 지원과 의지는 강하다. 특히 자기 자금이 투입되는 차입형신탁사업은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공기업에서는 쉽지 않은 사업이다.
반면 개인 오너 회사이기에 경영에 대한 불투명성과 불안정성에 대한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차 회장이 직접 일군 회사가 아니라 M&A를 통해 인수한 기업이기에, 특히 재매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올 수도 있다. 최근 개인 오너 신탁회사들이 매물로 자주 등장하면서 한국토지신탁 역시 좋은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차 회장은 과거에도 소규모 M&A를 통해 기업을 사고 판 경험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암개발이라는 회사로 시작된 차정훈 회장의 비즈니스는 엠케이전자와 더불어 한국토지신탁 인수 이후 최고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 두 회사는 직접 일군 사업이 아닌 M&A를 통해 인수한 회사라는 점에서 차 회장에게 어떤 의미일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형 금융회사들이 신탁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개인 오너 신탁회사들이 매물 후보군으로 이름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토지신탁은 M&A를 통해 인수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차 회장의 본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이나 경영 변동에 대한 가능성은 없다는 시각이 더 강하다. 한국토지신탁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차 회장의 한국토지신탁에 대한 애정이 매우 강한 편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차정훈 회장이 부동산업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며 "한국토지신탁 인수와 더불어 동부건설에 대한 재무적 투자자 참여 등으로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승계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본업이라고 여기는 회사에 대해 매각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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