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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캥거루본드, 아시아 투심 잡고 역대급 흥행 美 증시 악재 속 '모집액·금리' 선전, 신흥국 불안에 한국물 몰려

피혜림 기자공개 2018-10-16 14:56:32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5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3년만에 발행에 나선 캥거루본드 프라이싱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 폭락 등 요동치는 시장 여건 속에서 투자자 모집과 금리라는 두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번 프라이싱은 호주 역내 투자자보다 아시아 등 역외 투자자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 투심에 힘입어 호주 '빅4 은행'과 비교해도 무리없는 금리로 조달비용도 대폭 절감했다.

지난 12일 KDB산업은행은 국내 발행사 중 최저 가산금리(스프레드)로 캥거루본드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발행 가산금리는 호주달러 3개월 스왑금리(BBSW·Bank Bill Swap Rate)에 98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발행규모는 총 4억 호주달러, 트랜치는 5년물 고정금리(FXD)와 변동금리(FRN)였다.

이번 딜은 호주 역내 투자자들의 지지없이 흥행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고금리통화로 꼽히는 호주달러의 경우 일반적으로 호주 역내 투자자와 홍콩·싱가포르 등 역외 투자자가 각각 절반가량 비중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이번 캥거루본드는 발행금리가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커먼웰스은행(CBA), 내셔널호주은행(NAB), 웨스트팩 등 호주 빅4(Big 4) 은행의 유통금리 수준으로 형성돼 역내 투자자들에겐 투자 매력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을 이끈 건 아시아 투자자였다. 당초 최초 제시금리(Initial Pricig Guidance·IPG)로 BBSW에 100~103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으나 아시아 투자 수요에 힘입어 가산금리를 98bp까지 낮췄다. 당시 총 43곳의 기관투자자가 12억 1700만 호주달러의 주문을 넣었다. 호주달러 시장은 자신이 받아갈 물량만 입찰해 허수 주문이 적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역내 투자자들은 한국 정책은행 채권을 호주 빅4은행의 대체재로 보고 5~10bp가량의 프리미엄을 요구한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발행금리가 빅4 은행 유통금리와 비슷해 역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았다"고 말했다.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한국물에 대한 아시아 투심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인도와 터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신흥국 금융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최근 파키스탄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물로 옮겨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물 딜에 대한 주문은 쌓이고 있다"며 "터키, 인도 등 신흥국 위기에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물 등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조달 자금으로 만기도래하는 기존 캥거루본드를 차환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호주뉴질랜드은행(ANZ), TD증권, UB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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