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균 코스토리 대표 "아시아의 로레알 꿈꾼다" [thebell interview]'맨 파워·채널 다변화' 中 시장서 성과…"투자 받는다면 SI 선호"
노아름 기자공개 2018-10-22 08:51:05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9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회사 코스토리(COSTORY)는 자본시장에서 '숫자'로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이다. 매출 2136억원에 영업이익 931억원. 설립 7년차에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해 외형 성장세가 가파를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률은 43.6%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도 우수하다.김한균 대표이사(사진)에게 투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운용사 등이 코스토리에 관심을 보이지만 정작 김 대표는 "모두가 '현재' 지표에만 주목한다"며 "이미 드러난 성과보다는 '미래' 이야기를 하고싶다"고 말한다.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는 김 대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해외진출 현황, 브랜드 론칭 계획, 투자유치 우선순위와 기업공개(IPO)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퍼스트펭귄' 中 시장 온·오프라인 동시진출…"3년 내 승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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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토리는 내수와 수출 매출 비중이 2대 8에 이를 정도로 해외 사업비중이 높다. 특히 지난해는 1700억원이 중국 고객으로부터 창출됐을 정도로 K-뷰티 인기를 실감했다. 불과 3년 남짓한 기간에 '루키'로 떠오른 비결로는 △김 대표의 '맨 파워' △부성애를 강조한 브랜딩 △유통채널의 다변화 등이 꼽힌다.
'1세대 뷰티 블로거'로 꼽히는 김 대표는 방송프로그램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화장품 전문가로 인지도를 쌓았다. 이른바 온라인채널의 '퍼스트펭귄'으로서 고객들과 제품 성분·성능, 보관법에 이르기까지 '화장품 수다'를 즐겼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추니 파파'로 불리며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김 대표가 두 달 전 중국 현지 이주를 결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고객 클레임에 빠른 대처와 피드백을 반영한 신제품 출시가 가능하려면 실시간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에서는 물리적 거리와 SNS 사용 제한이 있어 중국 소비자와의 소통이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상하이에서 휴대폰 두세대를 쓰며 위챗(중국 모바일 메신저)을 통해 3000명과 대화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오전 6시부터 12시까지 어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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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브랜드 '아빠가 만든 화장품(파파레서피)'이 여권(女權)이 강한 중국 소비자 정서에 맞았던 점도 인기비결로 꼽힌다. 세 아이의 아빠인 김 대표는 피부가 여린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코스토리 관계자는 "아이를 위해서 만든 화장품이라는 스토리를 중국 사람들이 좋아한다"며 "다정한 아빠의 이미지가 더해져 김 대표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요청하는 고객도 다수"라고 말했다.
다양한 유통채널 또한 특징적이다. 코스토리는 2015년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국내 화장품회사가 중국 온라인몰에서 우선 시장성을 점검한 뒤 점차 오프라인으로 판매창구를 다양화하는 것과는 달리 초반부터 온·오프라인 동시 진출에 나섰다. 티몰·타오바오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했으며, 총판 역할을 하는 벤더사를 통해서는 각 성의 작은 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제품을 유통했다.
현재 중국 매출의 70%가 온라인에서 창출되고 있지만 코스토리는 업황 변화에 따라 향후 온·오프라인 비중이 엇비슷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지금까지는 현지에 '파파레서피'만 소개됐으며 향후 '무스투스', '잉가' 또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중국법인장으로 나오기 직전까지 102번 출장길에 올랐다"면서도 "(적지 않은 횟수였음에도) 최근 두 달 간 몸으로 부딪히며 느낀 것이 커 현지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3년 내에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언어 실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연간 3개 브랜드 안착 목표"…"지분투자·기업공개는 시기상조"
'파파레서피'는 원주 창업보육센터 작은 사무실에서 탄생했다. 김 대표는 자본금 200만원으로 첫 발을 뗐다. 천연 재료로 만든 아기 오일에서 시작해 현재는 줄줄이 신규 브랜드 론칭을 앞뒀다. 사업시작 초창기에는 유기농제품 및 기초라인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잉가'(색조브랜드), '비읍'(건강기능식품), '젠틀프로젝트'(남성라이프스타일) 등으로 라인업이 늘었다.
종합화장품회사로의 도약도 머지않았다. 뷰티 포트폴리오가 늘어나며 브랜드의 개별적 성과를 측정하고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코스토리를 제조·유통을 담당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두고 브랜드별로 별도 법인화를 완료했다. 이들 법인은 코스토리의 100% 자회사로서, 지배구조가 로레알그룹·아모레퍼시픽그룹과 유사해진다.
코스토리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이 2000억원을 소폭 하회할 것으로 내다본다. 알리바바 등 중국 유통시장이 신유통 흐름을 주도하며 현지 시장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수적 전망을 내놓는 와중에도 글로벌 증권사를 포함한 국내외 자본시장 관심사가 여전히 코스토리에 쏠리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하루에도 약 10곳에서 입점협의, 투자제안 연락이 오는데 기업가치를 1조원에서 많게는 2조원까지 평가하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코스토리 EBITDA(상각전영업이익) 934억원에 약 10배 해당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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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말 기준 코스토리의 현금성자산은 약 1000억원이다. 무차입 경영이 이어지고있어 외부서 자금조달을 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태다. 김 대표는 중국 이후 미국 사업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어 현재로서는 엑시트 계획이 없다. 굳이 투자를 받는다면 100년 기업으로의 존속을 가능케할 전략적투자자(SI)를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돈에 대한 접근보다는 '무엇을 같이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로레알이나 시세이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에서 제안이 온다면 관심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김 대표는 "업력이 상당히 긴 화장품회사가 많은 일본과는 달리 국내 환경은 차이가 상당하다"며 "오래 존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시키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상장은 주주가치 제고 등 책임감이 상당해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론칭 계획표는 촘촘하게 짜여졌다. 내년 1월 출시를 앞둔 '블루타일'은 샴푸·샤워젤 등 욕실제품군의 니치마켓을 타겟팅했다. 이외에도 미시브랜드 'BOBONNE', 섬유향수 '메종드모모' 등을 소비자에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브랜드를 연간 3개씩 자리잡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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