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22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도 화천군에 사는 손씨(76) 할머니는 뇌졸중을 앓으며 홀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이 1974년 50억원대의 땅을 경찰서 부지로 국가에 기부했지만, 남편과 사별한 후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뒤 30여만원으로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110억원(2014년 기준)이 넘는 기부를 했지만 정작 자신은 전세에 사는 가수 김장훈씨, 유명 연예인이지만 노년에 수입이 없어진다면 미래가 불안할 수 밖에 없다.위에서 언급된 사례에서 고안된 것이 기부연금제도다. 기부연금은 내 재산을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는 동시에 남은 노년을 가치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국가 제도적 장치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기부연금제도 도입은 2012년 보건복지부 주도로 논의를 시작한 이후 2016년 행정자치부에서 기부연금 추진계획을, 19대국회에서는 의원 입법으로 발의된바 있다. 하지만 19대 국회종료에 따라 법률안이 자동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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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연금은 개인이 현금이나 부동산을 공익법인 등에 기부할 경우 기부액의 일정비율을 본인이나 가족에게 일정기간동안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생전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도 노후대책이 없어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다. 기부연금을 통하면 재산 절반은 기부되고, 나머지 절반은 국민연금공단 등이 위탁관리하면서 기부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렇게 기부하고 연금을 받는 것은 현행법상 엄연히 불법이다. 기부행위는 대가성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부자가 좋은 일을 하면서 범법자가 되는 꼴이다. 이뿐 아니다. 현행 상속·증여법상 기부자가 재산을 자식에게 상속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사후에는 법률적으로 상속인에게 법정상속지분의 절반만큼 유류분이 존재해 문제가 된다. 공익법인 등은 오히려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현행법의 맹점을 보완하는 기부연금제도 도입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기부를 하기 어려운 중·장년층에게 효과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노후와 사후재산관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입장에서도 기부연금제도가 필요하다. 국가재정이 제한된 반면 복지 관련 비용 증가로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기부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서다.
참고로 미국과 캐나다는 기부연금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나라다. 개인 기부나 상위층의 기부 활성화, 사회복지예산의 부족에 따른 정부차원의 기부 장려 등에 의해 기부연금제도가 자연스럽게 발달하게 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조속히 입법과정이 이뤄져 기부연금제도가 시행되길 기대해 본다.
前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보험연수원 연금(은퇴설계) 전문가 양성과정 교수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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