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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현대상선 '자금 지원' 손뗀다 자율협약 조기졸업 논의 과정서 결정, 산업은행 주도로 지원…기존 채권은 상환유예

안경주 기자공개 2018-11-12 07:58: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7일 15: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KB국민·농협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이 현대상선 자금 지원에서 발을 뺀다.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조기졸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컨테이너선 건조자금 지원 등 향후 현대상선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주도로 꾸려나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의 현대상선 대출은 상환을 유예해 주기로 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현대상선에 대한 자금 지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 시중은행 기업여신담당 임원은 "앞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 현대상선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개별 은행마다 다르겠지만 경영정상화 완료 시점까지 추가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현대상선이 필요한 자금은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주도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시중은행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조기졸업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2일 자율협약이 종결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와 체결한 '경영정상계획의 이행 약정'을 종결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채권단과 맺은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 만료일은 2021년 6월30일까지다. 그러나 채권단은 현대상선과의 자율협약을 조기 종료키로 한 것이다. 이는 인프라 확보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현대상선의 자체 자금 조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당장 현대상선은 지난 9월 발주한 2만3000TEU급 12척에 대한 건조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무역보험공사나 해양진흥공사의 보증 없이 선박대금의 40%는 선순위로 대출하고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이 중순위 대출(30~35%)과 후순위 대출(15~20%)을 책임지는 구조가 유력하다. 현대상선은 선박대금의 10% 정도를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신용도가 낮은데다 자율협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무역보험공사나 해양진흥공사의 보증 없이 선박건조에 필요한 선순위 대출을 채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까지 이뤄져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졸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산업은행을 제외한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조기졸업에 대해 난색을 표했지만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란 정부 정책에 발맞춰 산업은행이 총대를 메는 방식으로 추진됐다는 점이다. 채권단에 참여한 시중은행들은 마지못해 현대상선 자율협약 조기졸업에 찬성한 것이다. 이 때문에 '자율협약 조기졸업'이 사실상 현대상선 자금 지원 중단을 결정한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산업은행을 비롯해 우리·국민·농협은행 등이다.

A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 자율협약 조기졸업에 동의하는 전제조건이 향후 (현대상선) 지원에서 손을 떼는 것이었다"며 "당분간 선박건조자금 등을 포함해 현대상선에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현대상선 지원과 관련해선 산업은행 주도로 정책금융기관들이 책임을 지기로 했다"며 "자율협약이 종료됐다는 점은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 의무도 사라졌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의 현대상선 대출에 대해선 상환을 유예해 주기로 했다.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대출액은 6600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A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 주도로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기존의 대출을) 상환 유예키로 했다"며 "추가 자금 지원은 없지만 현대상선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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