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마크호텔 펀드, 부동산 간접상품 시대 열었다 [부동산펀드 운용사 분석] ③하나대체운용, 공·사모 포트폴리오 다변화 주력…유럽 딜 발굴 숙제
이충희 기자공개 2018-11-15 10:00:29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2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 모르시는 분 없으시죠? 여러분이 투자할 호텔은 이 회사와 앞으로 20년 책임 임대차 계약을 맺게 됩니다. 건물주로서 임대료 떼일 걱정 별로 안 하셔도 된다는 겁니다. 꾸준한 배당 수익이 예상됩니다."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16년 7월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 펀드를 출시하며 이런 식의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69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 상품은 국내에서 6년만에 출시된 부동산 공모펀드로 시장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당시 해당 상품이 보여준 성과는 국내 부동산 펀드시장에 남다른 인상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 펀드의 현 모습은 어떨까. 서울 명동 티마크그랜드 호텔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된 이 펀드는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 약 20%를 기록중이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을 때도 하나투어와의 책임 임대차 계약이 꾸준한 수익을 보장했다.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렀던 첫 공모상품이 안정적 성과를 내자 국내에서도 부동산 간접상품 시대가 본격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투어·NASA·드림웍스…공모펀드 흥행 마케팅
부동산 공모펀드 시장은 최근 시중은행, 증권사들의 잇따른 PB센터 신설과 맞물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대체운용을 시작으로 이지스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에서 다양한 국내외 부동산 공모펀드가 출시됐다.
그 중에서도 하나대체운용은 티마크호텔 펀드 이후 현재까지 2개 부동산 공모펀드를 추가 완판시키며 시장 강자로 자리잡았다. 2017년 3월 설정한 1565억원 규모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 투자신탁1호', 그 해 11월 설정한 1146억원 규모 '하나대체투자미국LA부동산투자신탁1호' 등 2개 상품 모두 출시 직후 조기 완판 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하나대체운용 부동산 공모펀드가 인기리에 판매될 수 있었던 건 적절한 마케팅 전략 덕분이었다고 평가한다. 하나대체운용 공모 상품은 모두 개인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쉬운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투어 자회사인 티마크호텔,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 사옥, 쿵푸팬더로 유명한 미국 드림웍스 애니매이션 사옥 등이 그 주인공이다.
부동산 운용업계 관계자는 "하나대체운용의 3개 공모펀드가 투자하는 자산을 보면 모두 개인들에게 친숙한 회사의 사옥이었다는 게 공통점"이라며 "누구에게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부동산 자산에 투자했다는 점이 가장 탁월한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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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 트랙레코드, 유럽 실적 부실 '눈길'
하나대체운용은 공모 시장에서 특히 주목받긴 했으나 사모 시장에서 더 많은 펀드를 출시하며 활약해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올 상반기엔 미국 주요 도시에서 다양한 딜을 발굴하기도 했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은 건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투자한 3300억원 규모 대출 채권형 펀드다. 캘리포니아 이베이(eBay) 본사, 덴버 리맥스(RE/MAX) 본사 등 글로벌 기업 사옥을 비롯해 뉴욕 스탠다드 하이 라인 호텔(Standard High Line Hotel), 뉴욕 원 스테이트 스트리트 플라자(One State Street Plaza) 등 빌딩에도 투자했다.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 조달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여서 에쿼티(equity)보다는 대출채권 투자 쪽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면서 "타임스 스퀘어 펀드는 뉴욕 한복판에 위치한 장기 채권형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주목받아 기관 자금을 유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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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 투자처를 다수 발굴하고 있지만 최근 기관들이 선호하는 유럽 딜은 많지 않았던 건 아쉽다는 평가다. 연기금, 공제회 등 국내 기관들은 미국 금리 인상을 계기로 조달 금리가 싼 유럽 자산 투자를 더 선호하는 추세다.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 등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이 다수 생겨나면서 하나대체운용이 과거에 비해 서울 시내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을 인수하는 사례는 훨씬 줄어들었다.
◇특자펀드 키우기 '올인', 투자풀 넓히기 사활
하나대체운용은 최근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굵직한 딜을 추진하지 않는 대신 특별자산 펀드 키우기에 한창이다. 기관들의 대체자산에 대한 관심이 부동산 시장 밖으로 확장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2년 전 에너지인프라투자본부와 특별자산팀을 신설해 투자 풀(Pool)을 넓혀가는 것도 이런 배경 탓이다. 특히 특별자산팀이 운용하는 인수금융 펀드는 약정 기준 2조1000억원, 투자 집행 기준 1조5000억원에 육박하며 순항하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에너지인프라투자본부는 해외에서 다양한 딜을 발굴하는 단계다. 작년 8월 450억원 규모 미 캘리포니아 태양광 발전소 펀드 설정에 이어 올 8월엔 미 린덴 복합화력발전소에 투자하는 1100억원 규모 펀드 설정에 성공했다. 두 펀드는 각각 25년, 10년 장기 배당 받는 걸 목표로 한다. 안정형 상품 수요가 많은 보험사 등 기관에 판매됐다.
하나대체운용 관계자는 "인수금융펀드는 M&A시장에서 기관에 대출해주는 용도로 설정되는 상품"이라며 "수익률 등 트랙레코드가 좋아 곧 4호 상품 론칭과 약정금액 3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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