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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불안' S&T중공업, 설비투자 대신 현금축적 [Company Watch]운수장비·기계 부진에 50억 적자, 금융투자 3년새 1800억 증가

심희진 기자공개 2018-11-16 13:24: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4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중공업이 운수장비 수주 부진, 기계시장 경쟁 과열 등으로 2년만에 다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재무전략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불확실한 시장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줄이는 대신 안전자산에 자금을 묶어두고 있다. S&T중공업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박격포·기관총, 동력전달장치(PTU) 등 신제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S&T중공업은 지난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 2786억원, 영업손실 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16년에 이어 또 다시 적자전환했다.

S&T중공업의 사업부는 운수장비와 기계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운수장비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 3분기 운수장비 부문은 280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3% 줄어든 수치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2017년 3분기에 이어 올해도 5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운수장비 부문은 크게 두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방위산업 부문으로 자동변속기·화력장비 등을 제조해 방위사업청, 한화지상방산, 한화디펜스 등에 납품하고 있다. 나머지 하나는 차량부품이다. 차량부품은 차축, 오일펌프커버 등을 생산해 다임러 벤츠트럭, 현대차, 쌍용차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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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초만 해도 운수장비 부문은 연 5000억원의 매출과 500억~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수익창출원(cash cow)이었다. 운수장비 부문이 고전하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글로벌 상용차 시장 침체에 따른 수주 감소로 차량부품의 매출이 30%이상 줄었다.

파업 여파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것도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S&T중공업 노동조합(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은 2016년 임금피크제 도입 반대, 희망퇴직 거부 등을 주장하며 수차례 파업을 벌였다. S&T중공업은 조업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외주 가공 비중을 높였고 이로 인해 매출원가가 불어났다.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도 적잖은 비용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방위산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앞서 S&T중공업은 2014년 방위사업청과 K2전차용 변속기 납품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여섯차례 실시된 성능시험에서 부품 결함이 발견된 탓에 계획이 틀어졌다. 발주처와 갈등을 겪는 동안 늘어난 고정비는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 2월 방위사업청이 S&T중공업과의 계약을 최종 파기하면서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해졌다. 미래 먹거리를 새로 발굴하는 데 필요한 비용도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S&T중공업 관계자는 "신차 출시에도 한국GM 사태,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트럭 수요 감소로 차량부품이 부진했다"며 "해외재고 조정, 일부 공장의 가동 중단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운수장비와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기계부문도 부진했다. 지난 3분기 기계부문은 누적기준 95억원의 매출과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절반가량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전방산업인 자동차, 조선, 전기·전자업계가 침체되면서 지난해 93%였던 공장 가동률이 83%으로 하락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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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중공업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내부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2015년만 해도 '0'이었던 단기금융상품이 2017년 500억원으로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단기금융상품은 일정한 이자 수익을 보장받으면서도 운용 기간이 짧고 현금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도 지난 9월까지 창출된 현금 가운데 2000억원가량을 정기예금 등에 투입했다. 지난 9월말 기준 S&T중공업이 보유한 단기금융상품은 약 1820억원이다.

이와 동시에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비투자(CAPEX)를 줄이는 전략을 택했다. 2010년대 초만 해도 매년 생산설비 증설 및 보수에 200억~300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40억원만 지출했다. 덕분에 2016~2017년 600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음에도 2200억원대 현금성자산을 유지하고 있다.

S&T중공업은 신제품 출시를 발판 삼아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방침이다. 방위산업 부문은 무기 국산화 일환으로 120㎜ 박격포, 소형무장헬기(LAH)용 기관총 등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120㎜ 박격포는 기존 4.2인치 장비가 노후화되면서 대체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차량부품 부문은 자동화 다단변속기(AMT), 동력전달장치(PTU) 등 고급사양 제품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S&T중공업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기술인력 등을 지속 확충할 계획이다.

S&T중공업 관계자는 "차량부품의 경우 선진시장을 권역별, 산업별로 구분해 마케팅을 확대할 것"이라며 "공작기계는 고수익 기종인 중대형 제품과 기어가공기 등 특화제품을 중심으로 신규시장 점유율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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