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한 공식입장' KCGI, 주주제안서 칼 빼들까 서한으로 요구 밝힐듯…한진칼 감사 교체 '확실시'
김일문 기자공개 2018-11-22 16:08:56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1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고 있는 KCGI가 최근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매입의 배경과 향후 계획을 담은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 전 주주제안 등을 통해 향후 보다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KCGI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펀드의 기본 컨셉과 한진칼 투자 방향,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최근 한진그룹의 적대적 M&A 시도라는 세간의 추측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KCGI는 이와 동시에 펀드의 운용 철학 차원에서 경영권 위협 보다는 저평가 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결국 KCGI가 밝힌 내용은 한진칼 지분 매입을 둘러싸고 횡행하고 있는 오해와 억측을 해명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KCGI가 한진칼의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운용 성격과 강성부 대표에 대한 추측성 분석들이 난무했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KCGI가 향후 한진칼 경영진에 주주서한이나 주주제안을 통해 실질적인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 확대 등을 포함한 주주친화정책이나 이사회 감시 감독 기능 강화를 비롯해 지배구조 개선을 포괄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주주제안의 경우 상법상 전년도 정기 주주총회로부터 6주전까지 이사회에 통보해야 한다. 한진칼의 작년 주주총회는 3월 23일 개최됐다는 것을 감안할 때 KCGI는 2월 8일까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진칼 이사회 멤버 가운데 석태수 사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두명, 감사 한명 등 총 네명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만큼 KCGI가 신규 이사 선임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KCGI가 2대주주이긴 하지만 표대결에서 승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보다는 신임 감사 선임이 현실적으로 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감사 선임의 경우 의결권 지분의 3%만 인정되는 만큼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의결권을 보유 지분대로 모두 행사할 수 없다.
KCGI 입장에서도 신임 감사 선임에 성공할 경우 한진칼의 내부 정보 접근성이 훨씬 용이해진다. 일반 주주로 회계 장부 열람 등을 신청하더라도 회사측이 이를 거부하거나 제한적인 정보만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감사를 선임하면 회계 정보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돈이 어디로 어떻게 새 나가는지까지 알 수 있다.
결국 KCGI는 감사 교체를 시작으로 한진칼의 내부 상황을 들여다 본 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점진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 매입을 둘러싸고 최근 밝힌 KCGI의 공식 입장은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며 "비핵심 자산 매각과 적자 사업의 정리 등의 구체적인 방안이 주주제안을 통해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KCGI가 추가로 대한항공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지주사 한진칼의 자회사지만 한진그룹의 핵심 주력 회사기 때문이다. 등기 임원으로 등재돼 있는 조양호 대표이사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17일에 만료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