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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웅열…'4세' 이규호 승계에 쏠린 눈 리베토서 신사업 추진력 입증, '지배력 미미' BW 수증 가능성

심희진 기자공개 2018-11-29 08:20:0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8일 17: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돌연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4세인 이규호 전무로의 승계 작업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2년 입사한 이 전무는 6년째 경영수업을 받고 있지만 그룹 지배력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이 전무가 들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리베토 15%가 전부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활용해 이 전무의 장악력 확대를 도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리베토서 신사업 추진력 인정…'패션 살리기' 과제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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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회장의 외아들인 이규호 전무(사진)는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했다. 현장경험을 중시하는 가풍에 따라 경상북도 구미공장에서 약 2년간 근무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 ㈜코오롱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초 이 전무는 신생 계열사인 리베토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이 전무가 그룹 내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서 경영능력을 발휘해보겠다는 이 전무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지난 1월 설립된 리베토는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로 셰어하우스(share house)를 운영하는 업체다. 셰어하우스란 여러 입주자가 한 집에 살면서 보증금, 월세, 관리비 등을 분담하는 주거공간이다. 주방과 욕실은 공동으로 사용하지만 개인 공간이 따로 갖춰져 있어 사생활이 보장된다. 1인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셰어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전무의 첫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지난 9월 기준 리베토는 서울 여의도, 청담동, 삼성동 등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24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출범한 지 1년도 채 안됐음에도 80% 이상의 높은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다. 고급 호텔 수준의 인테리어, 강도 높은 입주자 보호정책, 침구류 교체 서비스 등이 시장에 통했다는 분석이다.

신사업 추진력을 인정받은 이 전무에게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 그룹 핵심 축인 패션사업의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주요 과제다. 이를 위해 이 전무는 2019년 정기인사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로 복귀했다.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모든 패션 브랜드를 총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패션사업은 성장 정체에 직면해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1조2000억원대였던 매출액은 2015~2016년 1조1000억원, 2017년 10조9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2~2013년 800억원 안팎에서 2014~2015년 600억원, 2016년 550억원, 지난해 480억원으로 매년 줄었다. 시장 포화에 따른 가격경쟁 심화로 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의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이 전무가 헤쳐가야 할 길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계열사 지분 '리베토 5%' 유일…㈜코오롱 BW 수증 가능성 제기

경영능력 측면에선 차기 후계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졌지만 그룹 지배력은 여전히 미미하다. 이웅열 회장이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4세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데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코오롱그룹은 지주사 산하에 4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모든 지배력은 이 회장에게 집중돼 있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기준 ㈜코오롱 지분 49.74%를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1.1%), 코오롱에코에너지(18.2%), 코오롱글로벌(0.4%), 코오롱생명과학(14.4%), 코오롱제약(28.3%) 등의 주주명부에도 올라와 있다.

반면 차기 후계자인 이 전무는 직접 운영한 리베토(지분율 15%) 외에 어떤 계열사 지분도 갖고 있지 않다. 이 회장이 성인되기 전부터 코오롱 지분을 보유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이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외아들인 이규호 전무가 경영권을 물려받는 건 시간문제"라며 "다만 지분 상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갈 길이 먼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보유 중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향후 지분 승계 과정에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BW 대상이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핵심 계열사인 데다 행사기간이 20년 이상 남아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2039년 만기 BW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행사할 경우 ㈜코오롱 지분 4.1%, 코오롱인더스트리 지분 4.5%를 확보할 수 있다.

이 회장의 지배력은 이미 탄탄하기 때문에 계열사 지분을 추가 확보할 유인이 없다는 점에서 BW를 이 전무에게 증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회장이 BW를 모두 증여할 경우 이 전무는 단숨에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2대주주에 오른다.

이 전무가 BW를 수증받더라도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점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BW는 지분 확보 대신 차익 실현에 활용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오롱그룹은 지주사 체제기 때문에 ㈜코오롱 지분만 확보하면 전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이 전무가 코오롱인더스트리 BW를 수증받은 후 시장에 팔 경우 700억~8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가가 떨어진 시점에 이 회장이 BW를 넘기면 과세대상 이익 규모가 줄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다"며 "행사 가능 기간이 길기 때문에 최적의 타이밍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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