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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모험 자본' 역할…발행어음 효과 '부각' [증권사 단기금융업 진출 1년]①한국·NH증권, 평균 150bp 이자 마진...보험사·건설사·중공업 수혜

전경진 기자공개 2018-12-04 09:52:02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08: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행어음 판매 1년. 자본시장 내 변화가 생겼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획득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두 증권사가 발행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 규모만 5조원에 달한다.

당장 시장성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기업들부터 수혜를 보기 시작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등 다른 초대형 IB들의 단기금융업 추가 인가(발행어음 판매 권한)는 늦어지고 있지만 정부가 초대형 IB에게 기대했던 '모험 자본' 역할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초대형IB, '모험자본' 역할 시작…중공업·건설사·보험사 '수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수탁금 규모는 연내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3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규모는 3조4472억원이다. 올해 7월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한 NH투자증권도 3개월새 1조3582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고무적인 것은 발행어음을 찍을 때마다 조기에 완판되고 있단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하면서 개시 이틀만에 5000억원 규모의 판매고를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7월 2일 발행어음 판매 개시 1주일만에 6500억원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오히려 두 대형 증권사는 발행어음 판매 속도를 조절할 정도다.

시장의 관심 속에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정부가 초대형IB에 기대했던 '모험자본'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최근 발행어음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업종은 보험산업이다. 보험사들은 2022년 IFRS17 도입에 따라 장부상 부채가 늘어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자본 건전성 규제를 받는 금융업 특성상 적정 수준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올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던 이유다. 우선 임시방편으로 자본 성격이 지는 하이브리드 채권을 찍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사정을 알고 있는 기관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단 점이 문제다. 투자에 참여한 기관들의 경우 보험사들에게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현대해상화재보험, 한화손해보험 등은 해외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영구채를 발행하려 했지만 금리 '거품'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3% 수준이던 해외 영구채 금리가 7%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활용해 투자자로 나섰다. 두 증권사에 도움으로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지난 8월 영구채를 발행했다.또 흥국화재, DB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은 국내에서 후순위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향후 3년간 다수의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과정에서 초대형IB의 '모험자본' 도움을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업황 부진으로 시장성 자금 조달이 어려운 건설사와 중공업에도 초대형 IB의 발행어음은 '동앗줄'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한국투자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사모채를 매입했고, 한양, 한라 등 BBB급 건설사들에게 적기의 자금을 지원했다. 수년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랜드리테일에 4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것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모두에게 투자받았다. 총 1500억원의 자금을 집행됐다. 삼성중공업은 신용공여 형태로 대출이 이뤄지면서 차입금 만기에 대응할 수 있었다.

2019년 발행어음 수탁금 5조→'8조+a'…주목받는 초대형 IB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낮은 자금 조달 비용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연1.55~2.3%, 1.55~2.6%의 금리로 발행어음을 팔아 수조원의 투자재원을 쌓았다. 3%중반대 금리로 투자에 나서도 100~200bp의 이자 마진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두 증권사의 평균 이자마진은 150bp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 증권사는 모두 발행어음 판매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발행 목표치를 6조원을 높여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미 올해 목표치부터 2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경우 2019년 두 증권사의 발행어음 수탁금 규모는 8조원은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되는 셈이다.

이는 지난 9월 자본시장법 개정 영향도 컸다. 대형 증권사의 신용공여(기업대출)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까지 늘어났다. 발행어음을 포함한 자본 집행 한도가 기존보다 2배가량 커진 것이다. 투자처 확보 마련에 고심하며 발행어음 판매 속도를 조정해온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입장에선 호재를 맞은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신용공여 한도가 2배로 늘어나면서 자체적으로 2019년 발행어음 판매 목표치를 6조원까지 늘리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가 바라는 '모험자본' 역할을 보다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9년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시장에서 발행어음을 통해 풀릴 수 있는 투자재원은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획득한 초대형 IB가 2곳에 그치면서 '모험자본' 공급은 제한적이었지만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며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평균 150bp가량의 이자 마진을 봤는데, 증권사에게 새로운 수익 창구가 생겨났단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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