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10일 08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 위기지역에 관(官)이 주도하는 지역 대체산업 육성정책이 시행될 모양이다.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조선업 위기지역 대책에는 지역에 대한 금융지원과 함께 관광과 레저산업 등을 키우겠다는 계획이 들어갔다. 이에 최근 울산광역시 동구는 조선소 부지에 마리나를 조성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통영시는 스웨덴 말뫼를 벤치마킹한 수변문화공간을 조성해 관광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제시했다.그러나 어디서 많이 본 듯 하다. 지난 1989년부터 정부가 시행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과 이에 대한 피해지원 대책인 '폐광지역 대체산업 육성'과 놀랍도록 유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날 폐광지역 대체산업으로 육성된 리조트는 실패의 연속이었는데, 다시 비슷한 정책을 조선업 위기지역에 추진한다는 사실은 헛웃음을 짓게 한다.
그간 정부는 1990년대 말부터 지역 경제를 이끌 '폐광지역 대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비와 지방재정을 투입했다. 이때부터 폐광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은 ‘트렌드'를 따라 관광과 레저산업을 육성했다. 결과적으로 전국 7개 폐광지역에 비슷한 구성과 규모를 갖춘 리조트가 동시에 생겨났다. 강원랜드와 한국광해관리공단, 그리고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리조트 법인의 주주로 참여했다.
그러나 국비와 지방재정 투입의 결과는 경영난과 매각이었다. 타당성 조사와 수요 예측에 대한 노력 없이, 강원랜드의 성공을 지켜본 폐광지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한 결과였다. 지역별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남들이 다 하는' 골프장과 스파 등 시설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재무적 부담만 늘어났다.
영월 동강시스타와 보령 웨스토피아 리조트도 마찬가지였다. 두 리조트는 △대중제 골프장 9홀 △콘도 △스파 등 구성과 규모는 물론이고, 고속도로와 철도역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까지도 닮았다. 결국 이들 리조트는 각각 기업회생절차와 워크아웃 과정에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화순과 문경 등 다른 폐광지역의 리조트와 골프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려되는 점은 조선업 위기지역이 폐광지역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관이 주도하며 지방재정이 투입되고, 타당성 조사와 수요예측이 없는 점이 놀랄 만큼 폐광지역의 사례와 닮았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지역 특색을 살리긴 했지만, ‘해양·관광·레저'라는 지역간 유사성이 있는 점도 비슷하다.
폐광지역이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면밀한 타당성 조사와 수요 예측만이 조선업을 대체할 관광산업을 육성할 유일한 방안인 것이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이들 지역은 지역 특색을 살리는 데에도 더 신경써야한다. 단순히 트렌드만 따르며 재정을 투입했다가는 '제2의 동강시스타'나 '제2의 웨스토피아'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부가 육성하려는 조선업 대체산업은 20년 뒤에 어떤 모습일까. 혹시나 그때 기업회생절차나 워크아웃이라는 단어로 폐광지역 리조트를 떠올리지 않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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